국회의원은 동의 없으면 회기 중 체포·구금 안 돼… 과반 출석, 과반 찬성 해야 체포 동의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압수수색영장에 '피의자 이재명' 적시"불체포특권 포기 선언하라" 요구에… 이재명 "살면서 부당한 일 한 적 없다" 주장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11일 6·1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촉구했다.

    이 후보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완성에도 대장동 개발사업 등 각종 의혹을 뒤로 하고 정치적 고향인 지역구를 떠나면서까지 '방탄조끼'를 입으려 하는 행보를 비판한 것이다.

    "검수완박 악법 처리 플랜B가 인천 도망"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집권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처음 주재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도대체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검수완박도 부족해 국회의원 특권 뒤에 숨으려는 비겁함까지 보이는 것인가"라며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출마선언은 한마디로 검찰 수사로부터 도망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정권교체가 되자 18일 만에 졸속으로 검수완박 악법을 처리한 결정적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민주당의 의도와 달리 이재명 후보 의혹을 검찰이 계속 수사할 수 있게 되자 내세운 플랜B가 바로 '인천 도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언급한 권 원내대표는 "경찰의 사건 압수수색영장에는 피의자 이재명이 적시됐다고 한다"며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개발비리가 발생한 대장동 원주민들은 이재명 후보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지난 2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성남시청 정책기획과·도시계획과·건축과·체육진흥과·정보통신과 등 5개 부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제3자 뇌물죄 피의자로 이재명 후보를 적시했다.

    권 원내대표는 "모든 수사의 종착점은 결국 이재명 후보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수사는 불가피하다. 모든 의혹 앞에서 자신이 있다면 지체 없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위험한 정면돌파를 운운했지만 누가 봐도 꽃가마"라고 지적한 권 원내대표는 "인천 출신 송영길 전 대표의 희생을 밟고 국회에 무혈입성하려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는 방탄조끼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수사 도피 아니라면 불체포특권 포기해야"

    이 후보가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성남을 떠나면서까지 아무런 연고가 없는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때문이라는 것이다.

    헌법 제44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현행범일 경우를 제외하고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

    체포 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171석의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이재명 체포 동의안'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이 후보 스스로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2018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사건으로 수사 받을 당시 불체포특권을 포기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 후보를 재차 압박했다.

    "저는 지난 강원랜드 의혹사건으로 수사 받을 당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즉각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고 전제한 권 원내대표는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안기지 않고 떳떳하게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였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 눈에는 불체포특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범죄특권"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진정 수사로부터 도피가 아니고 민주당 일원으로 민주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라면 반드시 공개적으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재명, 불체포특권 안 내려놔

    이 후보는 그러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보궐선거 출마가 '방탄용'이라는 지적에 "잘못한 것이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겼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당 지방선거 선대위 출범식을 마친 뒤 "자꾸 방탄, 방탄 하는데 여러분은 물도 안 든 물총이 두려우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꾸 빈 총으로 사람 위협해 놓고는 총 피하려 한다는 소리 하는데, 잘못한 것이 없으면 아무런 걱정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인생을 살며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어 검찰과 경찰이 수사로 아무리 압박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밝힌 이 후보는 "죄 지은 사람이 두려운 것이지, 잘못한 것이 없는 사람이 왜 두려워하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