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출신 첫 대통령… 이른바 '검찰개혁' '조국 수사'로 좌천된 검사들 복귀 전망대장동 의혹 등 수사 재개도 관심… "능력 있는 검사 복귀는 당연, 비판 논리도 고려해야"
  •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을 찾아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을 찾아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함에 따라 검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조국 수사'로 좌천됐던 이른바 '윤석열사단'이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을 재중용할 경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법조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안팎에서는 윤 후보 당선으로 '조국 수사'와 '검찰개혁' 과정에서 좌천된 '친윤 특수통' 검사들이 핵심 부서로 복귀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았던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최소한의 명예회복이라는 것이다.

    검사 시절 특수수사를 주로 맡아온 윤 당선인은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내며 특수부 출신 검사들을 요직에 배치해 이른바 '윤석열사단'을 꾸몄다.

    "文정권서 거의 독립운동" 尹이 극찬한 한동훈, 중앙지검장 물망

    '윤석열사단'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맡은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27기)이다. 윤 당선인이 지난달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정권의 피해를 보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고도 언급한 인물이다. 한 검사장 역시 "검찰에서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검사장은 2016년 국정농단특별검사 수사팀으로 파견되면서 당선인과 함께 일했다. 이후 2017~19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맡는 등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이던 시절 호흡을 맞추며 승진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19년 9월 조국사태가 불거지고 2020년 1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취임하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다. 한 검사장은 추 전 장관이 단행한 대대적인 검찰인사 과정에서 부산고검 차장으로 좌천됐고, 이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비(非)수사 부서로 발령났다.

    '윤석열사단' 핵심으로?… 이두봉·박찬호 검사장 등 거취 주목

    서울중앙지검 1·2차장검사로 일했던 이두봉 인천지검장(25기), 박찬호 광주지검장(26기)도 윤석열사단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을 보좌한 경험이 있는 검찰 간부들의 부활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이원석 제주지검장(27기)도 중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정농단 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차장을 역임한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28기), 서울남부지검 2차장으로 재직하며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을 담당했던 신응석 서울고검 검사(28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 출신의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29기),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을 지낸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29기) 등도 대표적인 윤 당선인 측근이다.

    검찰 내에서 윤 당선인과 함께 '대윤·소윤'으로 불렸던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복귀도 관심사다. 다만 그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성윤·김오수 등 험로 가능성 제기

    반면 이성윤 서울고검장(23기) 등 현 정부에서 위세를 펼치던 검찰 간부들은 험로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경우 임기 2년 중 1년을 남겨 놓은 상태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검찰 조직 지휘가 어렵다고 판단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김수남 검찰총장이 선거 이틀 후 사표를 냈다.

    다만 검찰인사 단행이 윤 당선인 측근을 중심으로만 이뤄질 경우 보복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 당선인이 검찰의 독립성 강화를 강조해온 만큼 스스로 인사편향성을 고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한 한 변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 한동훈 검사장과 같이 억울함을 느낄 수 있는 인물들의 경우 재중용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을 불러들여 분쟁이 일어나서 검찰이 양분되지는 않을지 우려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다들 능력 있는 특수통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이지만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인사를 단행하지 않으면 불화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편향인사 우려도… "인사 속도 및 수위 조절해야"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윤석열사단에 속한 검사들이 다들 에이스급이기 때문에 복귀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윤 당선인이 향후 검찰 운영 방안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논리도 고려해 검찰인사의 속도나 수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후 검찰 주요 인사들이 교체되면 대선을 앞두고 중단됐던 수사들이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사건들이다.

    법조계 "尹정부 출범 후 대장동 관련 수사 재개될 듯"

    대장동사건과 관련해서는 화천대유 핵심 관계자를 비롯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직무대리 등의 기소가 이뤄졌지만, 윗선 관여 의혹과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 '50억 클럽' 등을 대상으로 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검찰 내 지각변동 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관련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프로축구단 성남FC 후원금 관련 의혹사건 등을 대상으로 한 수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장동사건의 경우 정치보복이나 권력형 비리 수사와는 완전히 다른 부패사건이자 지금까지 수사를 안 한 검찰이 더 비상식적이었고, 윤 당선인이나 이 후보 모두 실체를 밝히자고 했으니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으면 오해를 받을 소지가 분명히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