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성-12형 검수시험발사”…2017년 9월 시험발사 후 4년 5개월 만에 실전배치정성장 세종연구소 센터장 "北, 다음엔 핵실험보다 '화성-14형' 등 ICBM 검수사격시험 가능성"
  •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1일 공개한 '화성-12형' 검수시험발사 사진.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1일 공개한 '화성-12형' 검수시험발사 사진.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30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 2017년 발사했던 ‘화성-12형’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가 ‘검수사격’이었다고 밝히며 최고 고도에서 찍은 지구 사진도 공개했다. 일본은 물론 괌까지 공격할 수 있는 ‘화성-12형’을 실전배치했다는 주장이다.

    北매체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 진행”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되고 있는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선택 검열하고 전반적인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국방과학원은 주변국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서북부 지구에서 동해상으로 최대고각 발사체제로 사격시험을 진행했다”면서 “국방과학원은 미사일 전투부(탄두부)에 설치된 촬영기로 우주에서 찍은 지구 화상을 공개했다”며 ‘화성-12형’가 최고 고도에 도달했을 때 찍은 지구 사진도 공개했다.

    이어 통신은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화성-12형’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 효과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화성-12형’, 2017년 9월 시험발사 후 4년 5개월 만에 실전배치

    검수사격시험발사란 실전배치 중인 미사일을 무작위로 골라 품질을 검증하는 시험발사다. 즉 북한은 ‘화성-12형’을 실전 배치했다는 의미다. 2016년 4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했고 2017년 9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시험발사를 한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4년 5개월 만에 실전배치했다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30일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800킬로미터를 비행하며 최대 고도 2000킬로미터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발사 각도인 30~45도로 발사하면 최대 사거리가 5000킬로미터에 이를 수 있다. 북한에서 쏘면 일본 열도 전체를 사정권에 넣는 것은 물론 340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괌이나 사이판도 충분히 공격할 수 있다. 때문에 북한의 이번 ‘화성-12형’ 발사가 미국의 ‘레드라인’을 건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2017년 8월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화성-12형’ 4발의 동시발사로 진행하는 괌 포위사격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미국은 이후 괌 앤더슨 공군기지 일대에 패트리어트 포대 외에 사드(THAAD·종말고고도요격체계) 포대를 배치했다.

    정성장 센터장 "北, 핵실험보다 '화성-14형'과 '화성-15형' 검수시험발사 가능성"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화성-12형’ 검수시험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중국도 매우 비판적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번 ‘화성-12형’ 발사에 대해 새로운 대북제재를 채택할 지를 지켜본 뒤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특히 핵실험의 경우 중국 동북지방 지진피해를 경험한 중국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백두산 폭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 핵실험장 복구에 일정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문제”라며 “따라서 핵실험 재개보다는 2017년에 시험 발사한 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검수사격시험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화성-12형’ 발사에 대해 추가로 대북제재를 하면 한국과 미국이 ICBM급으로 간주하는 ‘화성-14형’의 검수사격시험을 먼저 실시한 뒤 ‘화성-15형’ 검수사격시험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정성장 센터장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