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KBS·MBC·연합뉴스 등 5대 공영방송사 모니터링"새해벽두부터 친여성향 방송"…1월 첫째 주 편파·왜곡 방송 사례 69건 적발"A4 용지 없으면 안 되는 尹" "대선후보가 관리대상이라니"…폄훼 자막 달아
  • ▲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제작진이 유튜브에 올린 1월 3일자 'JB TIMES' 영상 썸네일. ⓒMBC 라디오 유튜브 공식 채널
    ▲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제작진이 유튜브에 올린 1월 3일자 'JB TIMES' 영상 썸네일. ⓒMBC 라디오 유튜브 공식 채널
    공영방송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대학생들이 연합한 '20대 대통령 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하 국민감시단)'이 1월 첫째 주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여권 편향적인 편파·왜곡 방송 사례가 총 69건 적발돼 전주보다 19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공정 보도가 줄어든 것은 ▲먼저 국민의힘의 내분이 수습되는 양상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여당이 대외 활동을 일시 중단한 것과 ▲여당의 야당 비난이 축소된 것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12일 국민감시단이 배포한 '1월 1주차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월 2~8일) 5대 공영방송사를 대표하는 TV·라디오 뉴스·시사프로그램에서 ▲편향성 혹은 편파 진행 16건 ▲용어·술어 편향 3건 ▲이슈 편향 9건 ▲쟁점(프레임) 왜곡 15건 ▲주관적 편견, 자의적 해석 11건 ▲비중 불균형 5건 ▲비난·비방·비하 방조 1건 ▲편향적 출연자 섭외 2건 ▲편향적 시청자 의견 1건 ▲무비판적 정권 시각 4건 ▲투명성 부재 1건 ▲선거방송준칙 위반 1건 등 총 69건의 불공정 방송 사례가 관찰됐다.

    국민감시단이 모니터링한 프로그램은 ▲MBC 뉴스데스크 ▲KBS 뉴스9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KBS1TV '한밤의 시사토크 - 더 라이브'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KBS 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연합뉴스TV '뉴스투나잇' ▲YTN '뉴스 나이트'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등 총 12개다.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출범한 국민감시단에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보도감시단 ▲도농상생환경운동본부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사)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등 총 21개 단체가 참여했다.

    "선대위 해체·재편… 윤석열 황제체제로 가기 위해 비상계엄령 내린 것"

    먼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금주의 문제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국민감시단은 "진행자 김종배는 공영방송 진행자로서 믿을 수 없는 매우 비상식적인 주장을 남발했고, 심지어 제작진은 사실 관계를 조작·왜곡하는 방식까지 동원해 야당 후보 이미지 흠집 내기에 집중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지난 3일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관리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근거로 윤 후보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진행자가 "(윤 후보의 발언을 접하고) 윤 후보가 '대독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것을 마치 윤 후보가 '제가 김종인 아바타입니까?'라고 발언한 것처럼 '유튜브 영상 썸네일'을 만들었고, "A4용지 없으면 안 되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관리대상이라니"처럼 부정적 뉘앙스가 담긴 자막을 달았다.  

    지난 4일에는 진행자가 "국민의힘의 여러 논란으로 윤석열 후보가 힘들 것이고 가까운 사람, 믿을만한 사람을 찾을 것이라며 그 사람은 '윤핵관'일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이와 관련, 국민감시단은 "앞서 국민의힘은 윤핵관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미 윤핵관 측근들은 다 사퇴했다고 말했으나, 진행자는 자신의 추측으로 '윤핵관이 있고, 윤석열이 윤핵관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개인의 주관적 편견에 근거해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에는 진행자가 국민의힘 선대위 소식을 전하면서 "어제 윤석열 후보의 결정은 김종인 이준석 윤석열 삼두체제가 아니고, 황제체제로 가기 위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라고 정리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민감시단은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해체 결정이 독재 정권 시절의 비상계엄령이라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해 공영방송 진행자의 자질을 매우 의심케 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의 '탈모 보험' 공약을 '생활 밀착형 공약'이라고 단정"


    지난해에 이어 새해 첫 주에도 공영방송들의 '이재명 우호적 이미지 만들기'와 '윤석열 부정적 이미지 만들기'는 계속됐다고 분석한 국민감시단은 "'김종배의 시선집중' 외에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등 다수 뉴스·시사프로그램에서 여권 편향적인 불공정 보도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4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이틀 연속 국민의힘 선대위 일괄 사퇴 소식을 다루면서 "이게 선거를 치르는 당이 맞냐, 정치 참사다, 후보가 문제다" 같은 주관적 평가를 내리는 한편, '핵관'이라는 단어를 조롱하듯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4일 민주당의 선대위 당직자들이 사퇴의사를 밝혔을 때 '이재명 후보가 전진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과는 180도 다른 태도"라고 국민감시단은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4일 국민의힘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사퇴 메시지는 모두 생략한 채 부정적으로만 해당 이슈를 다뤘다.

    이에 국민감시단은 "'MBC 뉴스데스크'는 신 부위원장 영입 당시 '잡탕밥, 기괴한 변절, 배신의 정치'라는 비난이 가해진 것을 부각했고, 사퇴 당일에도 '티슈처럼 버려졌고, 사퇴 당했다'는 부정적인 목소리에만 주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 어디에 있든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윤 후보님은 꼭 대통령이 돼서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달라'는 신 부위원장의 메세지는 보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해설자로 나온 한 시사평론가는 윤석열 후보가 매우 문제가 많은 후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 평론가는 새판짜기를 하더라도 '윤석열 리스크'나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라는 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를 두고 국민감시단은 "심지어 윤석열 후보를 '토론도 못하는 후보 그리고 능력도 없는 후보, 정치 경험도 없는 후보'라고 단정하는 발언은 중립적이어야 할 시사프로그램 해설자의 자세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6일에도 '뉴스가 있는 저녁'은 '기본 소득'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가 계속 말을 바꾸는 데도 오히려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옹호하고, 이 후보가 내놓은 '탈모 보험' 공약도 '생활 밀착형 공약'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이 후보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