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의사회·유엔 세계식량계획 등 접경지역 활동 단체들 “내년에는 국경 열리길 기대”국내 일부 언론, 지난 8월부터 “중국-북한 국경서 열차운행 조짐…조만간 국경 열릴 듯” 보도
  • ▲ 중국-북한 국경의 상징인 압록강 철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북한 국경의 상징인 압록강 철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며칠마다 한 번씩 “중국-북한 국경에서 열차운행 조짐이 보인다”며 북한이 국경봉쇄를 해제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 이후 중국-북한 국경에서 대북지원을 준비하던 국제구호단체들은 “그럴 조짐이 안 보인다”고 답했다.

    MSF·WFP “북한 당국과는 소통 중…2022년 현지 활동 가능하기를 희망”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국경없는 의사회(MSF)와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미국친우봉사회 등 그동안 인도적 대북지원을 준비해 온 단체들에게 현재 중국-북한 국경 상황에 대해 물었다. 단체 측은 “북한이 국경봉쇄를 해제할 조짐은 안 보인다”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북한 당국과 계속 소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제내성결핵(MDR TB)과 관련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했고, 지금은 의약품 관리를 위한 콜드체인(주사제 등의 저온유통공급망) 관련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처럼 북한 당국과 소통은 하지만 북한에 보내는 지원물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에는 국경이 열려 결핵치료를 중심으로 북한 현지에서 주민들을 지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평양에서 직원을 모두 철수한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 태평양 지부도 “현재로서는 중국-북한 국경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아태 지부 측은 “평양을 떠난 WFP 직원들은 현재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며 “지금은 북한에 지원물자를 보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북 농업지원단체·결핵퇴치사업 단체도 “국경, 언제 열릴지 가늠할 수 없어”

    평안남도와 황해남도 소재 협동농장과 농업과학원 등 4곳의 시설에서 온실 채소를 재배하는 기술을 전파해 온 ‘미국친우봉사회’ 또한 “북한 국경개방과 관련한 소식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방송은 “중국-북한 국경 개방에 대한 소식은 모른다”며 “국경이 열리면 멈췄던 대북지원사업을 신속히 재개할 것”이라는 대니얼 재스퍼 아시아 담당관의 말을 전했다.

    방송은 이어 “지난 20년 동안 북한에서 결핵퇴치 사업을 벌여온 미국구호단체 대표도 ‘최근 중국-북한 간 철도를 통한 교역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접했지만 관련 소식을 직접 들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구호단체 대표는 “조만간 중국-북한 국경이 개방될 것이라는 신호는 전혀 없다”며 “최근 상황을 볼 때 본격적으로 국경이 열리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 상황을 전혀 가늠할 수 없어 의약품 구매 등 구체적인 대북지원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