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5석 '그랜드 씨어터'·365석 '블랙박스' 2개 공연장으로 구성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내년 상반기 프로그램 공개
  • ▲ 서울식물원 진입광장.ⓒLG아트센터
    ▲ 서울식물원 진입광장.ⓒLG아트센터
    국내 대표 공연장 LG아트센터가 서울 강남구 역삼 시대를 마무리하고 내년 10월 강서구 마곡으로 터전을 옮긴다.

    LG아트센터는 2000년 3월 27일 개관 이후 피나 바우쉬, 매튜 본, 로베르 르빠주, 이보 반 호프,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등 세계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22년간 867편, 6300회 공연, 450만 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내년 2월 말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이현정 LG아트센터 공연사업국장은 "차별화된 기획공연 'CoMPAS'를 통해 국내 컨템포러리 공연 시장을 개척했으며, 초대권을 없애고 시즌제와 패키지 제도를 도입해 유료 관객을 확대했다. '오페라의 유령'(2001) 장기 대관으로 한국 뮤지컬 시장 성장에 기여하기도 했다"며 지난 22년간의 성과를 설명했다.
  • ▲ 역삼 LG아트센터 객석.ⓒLG아트센터
    ▲ 역삼 LG아트센터 객석.ⓒLG아트센터
    LG아트센터는 LG연암문화재단이 '문화예술 창작과 교류를 통한 기업의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취지 아래 5년여간 총 공사비 620억 원을 들여 건립했다. 2005년 LG그룹과 GS그룹이 분리되면서 GS로부터 공연장을 임대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마곡의 LG아트센터는 LG그룹이 마곡지구에 최첨단 연구개발 시설인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 시설로 건립이 추진됐으며, 서울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2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LG아트센터가 이전하는 서남권 지역은 서울 인구의 약 30%인 317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문화예술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심우섭 대표는 "마곡은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기회와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유동인구가 약 30만명이고 1인 가구가 42%인 지역이다. LG아트센터는 마곡도시개발지구 한가운데 위치한 서울식물원 입구에 들어선다. 지하철 9호선, 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과 직접 연결돼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예술과 과학, 자연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 LG아트센터는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한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4년 6개월 동안 약 25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한다. 3000평의 대지 위에 지하 3층, 지상 4층의 규모로 연 면적은 강남 LG아트센터의 2배에 달하는 4만1631m²(1만2593평)이다.
  • ▲ 그랜드 씨어터(위)와 블랙박스.ⓒLG아트센터
    ▲ 그랜드 씨어터(위)와 블랙박스.ⓒLG아트센터
    오케스트라, 뮤지컬, 발레,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1335석의 '그랜드 씨어터'와 최대 365석의 가변형 극장 '블랙박스' 두 개의 공연장이 들어선다. 그랜드 씨어터는 건축분리구조공법(Box in Box)을 홀 전체에 반영해 지하철, 헬리콥터·항공기 등의 소음을 완벽 차단했다.

    이현정 공연사업국장은 "역삼은 단관 극장으로 공연만 보러왔다면, 마곡은 공원 안에 위치한 만큼 공연 외에도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마곡에선 관객 개발과 가족 중심의 공연, 국내 공연예술가들과 협업해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삼이 위치 때문에 강남 관객이 대다수일 거라 생각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25%가 강남이고 강서지역이 20% 정도로 전역에서 오고 있다. 믿고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잘 준비하면 지역에 상관없이 관객은 올 것"이라며 "마곡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홍보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곡 LG아트센터는 내년 3월 준공해 6개월간의 시험 운영기간을 거쳐 10월 정식 개관한다. '개관 기념 페스티벌'로 꾸며지며, 현재 80~90% 라인업이 채워졌다. 프로그램은 내년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