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키맨' 유동규는 구속... 특가법상 배임 및 뇌물수수 혐의화천대유 실소유자 김만배… 유동규에 개발이익 25% 약속했는지 등 주목
  • ▲ 서울중앙지검. ⓒ정상윤 기자
    ▲ 서울중앙지검. ⓒ정상윤 기자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김만배 전 기자 소환조사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3일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한 데 이어 김 전 기자 소환조사도 앞두었다.

    유동규, '특가법상 배임' 및 '뇌물 수수혐의'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장동 개발수익을 적게 환수해 손해를 끼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뇌물수수 혐의의 경우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 전 기자로부터 개발이익의 25%를 약속받고, 뇌물 성격으로 5억원을 받은 것으로 본다. 검찰은 또 유 전 본부장이 위례신도시 개발 관련으로 3억원을 챙겨 총 8억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출석을 통보받고도 복통을 이유로 연기를 요구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응급실에서 체포한 뒤 지난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튿날인 3일, 서울중앙지법은 유 전 본부장을 대상으로 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밤 9시쯤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동규에 개발이익 25% 약속했나'… 김만배 소환조사도 곧 예정

    김 전 기자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기자가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이익의 25%를 주기로 했는지와 5억원을 실제로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는지 등을 집중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기자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의 컨소시엄인 성남의뜰에 5000만원을 투자해 최근 3년간 배당금으로만 577억원을 받았다. 또 자신의 가족과 지인 등을 통해 관계회사인 천화동인1~7호를 설립, 3억원의 투자금으로 1000배가 넘는 수익(3463억원)을 거뒀다. 
  • ▲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아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곽상도 의원. ⓒ정상윤 기자
    ▲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아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곽상도 의원. ⓒ정상윤 기자
    '50억 퇴직금' 곽상도 아들 자택 압수수색도

    특히 화천대유는 약 6년간 근무한 곽상도 무소속 국회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이후 곽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민의힘에서 탈당했지만,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지난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검찰은 곽 의원의 사퇴와 별개로 지난 2일 곽병채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를 통해 곽씨의 휴대전화와 블랙박스 등의 증거물을 수거해간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곽씨가 화천대유에서 6년간 일한 만큼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의 큰 진척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압수수색으로 수집한 (곽병채 씨의) 휴대폰을 포렌식하면 자료가 상당히 나오지 않을까"라며 "(화천대유에서) 6년간 일했던 만큼, 임직원들과 나눈 대화 기록 등을 살펴보면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체가 어느 정도 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영학 녹취록, 수사 '스모킹건' 될 듯

    이번 수사의 스모킹건은 천화동인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전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일 것으로 보인다. 이 녹취록에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정·관계 로비 정황 △화천대유 수익금 분배 논의 정황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기자 등으로부터 8억원을 수취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정 전 회계사가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대장동 개발 수익금 사용 배분 및 사업 과정에서의 지출비용 정산 문제 등을 두고 김 전 기자와 정 전 회계사가 다퉜기 때문 아니냐는 말이 전해진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꼽히는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현재의 수익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엔에스제이홀딩스로 이름을 바꾼 '천화동인4호' 남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남 변호사가 돌연 미국으로 떠나 대면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우선 유 전 본부장과 김 전 기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마무리한 다음 남 변호사의 신병 확보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