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강제입원" 김사랑 씨… "지금 보니 대장동 결합개발 문제제기했던 게 원인""그땐 몰랐는데… 故 이재선 씨, 대장동 자료 넘겨주며 '나중에 큰 문제 될 것' 우려해"
  • 지난 2018년 10월 29일 김사랑씨가 자신이 경찰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당했다면서 사건의 몸통이 이재명 지사라고 주장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지난 2018년 10월 29일 김사랑씨가 자신이 경찰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당했다면서 사건의 몸통이 이재명 지사라고 주장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지사로부터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당했다고 주장해온 김사랑 씨가 당시 자신이 대장동 관련 의혹을 거론한 것이 감금 이유였으리라는 주장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끈다. 

    김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남 구시가지 상권 개선 관련 사업비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다고 줄기차게 지적해왔다. 이 지사를 향한 공격이 끊이지 않자 화근이 된 자신을 강제로 감금하려 했다는 것이 그간 김씨 주장의 골자였다.

    김씨가 강제 입원 사실을 밝힌 것은 2018년 2월8일이다. 김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실종신고돼 성남의 경찰관들에게 체포, 연행돼 정신병원에 감금됐다고 주장했다.

    김사랑 "이재명이 나를 강제 입원" vs 이재명 측 "허위 사실 유포 중단하라"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성명을 내고 "김사랑은 경찰에 의해 강제 입원된 것이며 이재명 지사와는 무관함에도 인터넷상에서 이재명 지사가 김사랑을 강제 입원시킨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악의적 음해에 대해 앞으로 좀 더 적극 대처할 예정이니 허위 사실 유포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씨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각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새로운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지사가 자신을 강제 입원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거듭한 데 이어, 강제 입원시키려 했던 이유가 자신이 2017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씨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김영환TV'와 '펜앤마이크TV' 방송 내용을 종합하면, 김씨는 2016년경 성남시의 상권활성화기금 467억원을 대상으로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전통시장을 개조하고 주차장을 만들고자 박근혜정부로부터 4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왔는데, 그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 것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김사랑 "대장동-신흥동 공단 결합 방식 반대하자 경기도가 고소"

    김씨는 문제의 시초는 '신흥동 1공단 부지'였다고 했다. 당시 성남시는 이 1공단을 대장동 일원과 결합해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것이 최근 이재명 캠프가 밝힌 '결합개발 방식'이다. 

    김씨는 그러나 이 결합개발 방식을 지금도 반대한다. 그는 '대장동에서 나오는 이익이면 대장동에 써야지 왜 결합 방식으로 대장동에서 나온 이익을 1공단에 투입하느냐'는 취지의 지적을 이어갔다. "대장동을 결합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남의 사유지(1공단 부지)를 사겠다고 하는 것이 맞느냐. 대장동이라는 그린벨트 지역을 풀어서 나오는 이득을 가져가야 하지 않느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성남시 측은 고소·고발로 맞섰다고 한다.

    김씨는 이때 자신에게 대장동 사업을 주목하라고 알려준 인물이 바로 이 지사의 형인 고 이재선 씨라고 밝혔다. 

    "내가 아픈 곳 찌르니 이재명 과민반응한 것"

    김씨는 고 이재선 씨와 관련해 "지금 보면 미래를 예측하는 분 같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이재선 씨가 대장동까지 복선을 깔아놓고 김사랑이라는 사람에게 연락해 '이것은 주목해봐야 할 일이다. 앞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며 그 많은 자료를 넘겨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장동 의혹이 이제야 확산한 이유로는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지사까지만 하고 대통령을 하겠다는 욕심이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꿈을 거창하게 꿨다"고 분석했다.

    "돈 사용처를 물어봤다고 고소고발을 당하고 정신병원에 끌려갈 일인가"라고 반문한 김씨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세팅해놓은 꿀단지였는데 내가 아픈 곳을 딱 찌르니까 과민반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이 지사에게 밉보여 정신병원에 감금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김씨를 강하게 비난했던 인물이 사건 후 승승장구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더 강해진 면도 있다.

    김사랑 '모욕죄'로 재판받은 신모 씨, 코나아이 상임이사로 승승장구

    현재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 상임이사 신모 씨는 2016년 김씨에게 협박과 모멸감을 주는 발언을 해 '모욕죄'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2017년 수원지법은 신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선고가 유예됐다. 그런데 같은 해 8월 신씨는 성남시 행정기획조정실 정책기획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이후 2019년 1월 코나아이로 자리를 옮긴 신씨는 현재 이 회사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코나아이는 2018년 12월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로 선정된 후 급성장, 지난해에는 190억여 원의 흑자를 냈다. 코나아이는 올해에만 4조원이 넘는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다. 이 지사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씨가 김씨를 공격한 뒤 성남시를 거쳐 코나아이 상임이사 자리를 차지하면서 '자기 사람 심기'라는 특혜 의혹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