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다룬 취사실 병장이 첫 감염…“아프리카 델타변이 위험” WHO 경고 무시“백신 안 맞은 청해부대, 코로나 위험지역에 보낸 게 원인”한기호 의원 지적 사실로
  • ▲ 귀국 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청해부대 34진 장병들. 방역당국은 4일과 5일 이들이 대부분 퇴원한 뒤에야
    ▲ 귀국 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청해부대 34진 장병들. 방역당국은 4일과 5일 이들이 대부분 퇴원한 뒤에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었다"고 밝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에 감염됐던 청해부대 장병 272명 중 269명이 완치돼 5일 퇴원했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청해부대 장병들이 모두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적했던 대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중간보급을 받을 때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방역당국 “청해부대 확진자 전원 델타변이 감염 추정”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지난 4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청해부대 확진자 272명 가운데 64명에 대해 변이 바이러스 분석을 진행했는데 모두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확진자 전원의 노출 이력이나 그밖의 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굳이 나머지 인원에 대한 변이 분석을 안 해도 델타변이 확진자에 준해 관리하고 있다”면서 “다만 확진자 중 위중증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5일 오후 현재 청해부대 코로나 확진자 272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완치판정을 받아 격리해제 및 퇴원했다. 남은 환자는 국군수도병원에 1명, 국군대전병원에 2명이다. 

    국방부는 “남은 장병들이 특별히 위중증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고, 아직 증상이 조금 남아서 다 완치된 뒤에 퇴원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아프리카로 급파된 청해부대, 중간보급 과정에서 코로나 감염됐을 가능성

    국방부에 따르면, 청해부대에서 처음 코로나 의심증상을 보인 것은 7월 초 취사실에서 근무하는 병장이었다. 청해부대 코로나 대량감염이 알려진 뒤 “최초 감염자는 간부”라고 전해졌으나 실은 병장이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부터 보급할 때 현지에서 구매한 식자재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됐을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 ▲ 지난 7월 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경고문. 아프리카 전 지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유엔의 코로나 소식 허브 캡쳐.
    ▲ 지난 7월 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경고문. 아프리카 전 지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유엔의 코로나 소식 허브 캡쳐.
    청해부대는 청와대 국가안보회의(NSC)의 결정에 따라 서아프리카로 출동했다. 아덴만에서 서아프리카 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25일이 소요된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지난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청해부대가 25일 걸려서 가는 동안 중간에서 보급을 받아야 하는데 그곳은 당시 코로나 확산세가 매우 위험했다. 중간보급 과정에서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청와대가 백신도 안 맞은 장병들을, 세계에서 보건·방역환경이 가장 열악한 곳으로 보낸 것 때문에 코로나 대량감염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WHO, 7월 초 “남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델타변이 확산 심각”

    세계보건기구(WHO)는 7월1일(스위스 현지시간)부터 “남부와 서부 아프리카에서 코로나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확인했다.

    WHO는 이날 경고문에서 “알파·베타변이에 이어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아프리카 전역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남아공에서는 델타변이가 지배종이 됐고, 우간다에서는 확진자의 97%, 민주콩고에서는 확진자의 79%가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우려했다. 

    WHO는 “특히 우간다의 델타변이 감염자 중 66%가 45세 미만 청년층”이라며 감염 위험성을 경고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소 '아프리카센터'는 지난 5월 말부터 아프리카에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7월 초에는 아프리카 곳곳에서 델타변이가 득세했다는 각국 언론 보도를 표시한 인포그래픽도 공개했다.

    즉, 청와대 NSC와 국방부, 합참이 청해부대를 서아프리카로 보낸 뒤 수시로 WHO나 미군의 전염병 경고라도 제대로 확인했다면 장병들의 코로나 대량감염, 그것도 델타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