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임시회관에서 열린 '필수의료 중심의 건강보험 적용과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현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의학적 안전성과 유효성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분야까지 일방적인 급여화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취지와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 부적절한 건강보험 급여화로 건강보험 재정을 더 이상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19년 10월, 필수의료의 개념 정립을 바탕으로 정부 주도의 일방적 급여 항목 결정에 대한 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 ‘필수의료 우선순위 TF’를 구성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인 문재인케어의 부적절한 급여화 추진에 적극 대응하고, 의료계가 급여화의 우선순위에 대해 전문가다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TF를 통해 활발히 논의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이 내는 소중한 보험료로 이뤄져 있고 또한 한정되어 있으므로, 모든 의료를 건강보험제도에서 보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비용효과성, 의학적 타당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필수의료 분야 중심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필수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삶에 직결되는 분야로서 응급·외상·암·심뇌혈관 질환·중환자·신생아·고위험 산모 등과 같이 긴급하게 제공되어야 하는 의료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필수의료는 건강보험에서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의료이용에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따라서 필수의료 중 어떤 분야를 먼저 건강보험으로 보장할 것인지 결정하는 급여화 우선순위 결정은 매우 중요하며, 이에 대한 절차와 방법의 공정성과 투명성, 객관성, 타당성 확보 또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면서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의학적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분야까지 일방적인 급여화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급여화 결정에 있어서 전문가 단체인 의료계와 제대로 된 논의 없이, 계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급여화 대상을 정하여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정할 때, 국민들의 건강과 의학적 판단에 따른 전문가의 의견보다,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포퓰리즘 정책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방식의 무분별한 보장성 강화 정책은 건강보험 재정을 파탄 나게 만들어 건강보험제도 자체를 흔들 것이며, 나아가 대한민국 의료시스템까지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8년 연속 흑자였던 건강보험 재정이 보장성 강화 정책 및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2018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적자 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적자가 2조8243억 원까지 증가하였고, 현재 약 15조원에 이르는 건보 누적 적립금이 3~4년 안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의 재정 지출이 부적절한 방향으로 가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이 더욱 악화되고, 이로 인해 국민과 환자에게 꼭 필요한 필수의료의 보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부적절한 급여화는 필수의료 위협이라는 공식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결정함에 있어서 정치적 논리가 아닌 의학적 필요성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우선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말씀드렸듯이,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내는 소중한 보험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 지출에 있어서 의학적 필요성, 치료적 효과성, 비용의 효율성, 급여의 적절성 등이 담보되어야 하며, 독립성·투명성의 원칙하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어떤 것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혜택인지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며, 형식적 논의가 아닌 합의된 논의구조를 통해 정해야 합니다. 

     지난 2018년 12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정으로 요양급여 대상 결정 원칙이 마련되었으나, 이러한 원칙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반영되는지 명확하지 않으며, 그 결정 절차도 형식적으로 진행될 소지가 많기 때문에 논의 과정에 대한 절차를 개선하여 그 합리성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요양급여 결정 원칙들의 적용 결과와 우선순위 논의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근거자료, 논의 내용 등을 공개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줄여 나가야 합니다. 

     최근 전문평가위원회 및 급여평가위원회로 이원화 되어있는 급여 결정 체계를 전문평가위원회로 통합하여 운영하고, 선별급여의 적합성 평가 등을 심의하는 적합성평가위원회를 신설하여 운영하도록 개편되었다고는 하지만, 공개적인 피드백이 없고 철저한 사전 연구와 논의 없이 결정될 수 있다는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에 관련 위원회의 기능을 재정비하여 급여 결정 과정의 합리성 및 효율성을 제고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의학적 타당성, 의료적 중대성, 치료효과성 등의 결정 원칙들이 의료 전문적인 영역인 만큼 전문적 검토 및 평가를 기반으로 일관적이고 투명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의료계 전문가가 주도하는 별도의 독립 협의체로 재편할 것을 제안합니다. 

     아울러, 대한의사협회 필수의료 TF는 필수의료의 개념, 건강보험 급여화 우선순위 선정의 원칙, 부적절한 급여화 사례, 급여화 결정 방법의 개선방안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소책자를 이번에 발간했습니다. 

     특히 우선적으로 비급여의 급여화가 필요한 항목과 기존에 급여화되어 있으나 급여 확대가 필요한 항목에 대하여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으로 구성하여 제시하였습니다.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의료이지만 현재 건강보험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분야 8가지를 선정하였습니다. 

     이 책자의 제목에 vol.1을 넣은 이유는, 필수의료 중심의 올바른 건강보험 적용, 그 시작을 뜻합니다. 필수의료 및 건강보험 급여화는 단기간 내에 완성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후속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책자가 많은 분들께 필수의료라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자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필수의료와 건강보험제도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관심들이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급여화 결정 절차와 방법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되어, 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한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국민들이 더 크고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라며,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이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정부에게도 강력히 촉구합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취지와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 부적절한 건강보험 급여화로 건강보험 재정을 더 이상 낭비해서는 안 되며, 어떤 분야가 진정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우선적으로 급여화가 필요한 부분인지 의료계와 함께 숙의하여 결정할 것을 다시 한 번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 4. 21. 
    대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