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부터 130년간 운영해온 최고 보안 프로그램… 이름, 신분, 필요하면 성형도자유조선 리더 ‘뉴요커’ 인터뷰… “CIA가 네델란드에서 김한솔 데려갔다” 주장
  • ▲ 에이드리언 홍창 '자유조선(구 천리마 민방위)' 리더.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에이드리언 홍창 '자유조선(구 천리마 민방위)' 리더.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의 이복조카 김한솔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보호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은 모친의 동생 고영숙 씨 부부처럼 김한솔 역시 ‘증인보호 프로그램(WITSEC)’을 통해 보호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에이드리언 홍창 “2017년 2월 김한솔 전화 받았다”

    CIA가 김한솔의 신병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는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의 주장이다. 그는 재미작가 수키 김과 인터뷰에서 김한솔을 탈출시킨 과정과 CIA가 어떻게 그를 데려갔는지 설명했다. 이 내용은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가 1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홍 창은 “2017년 2월14일 한 통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는데, 4년 동안 북한정보를 교환하던 김한솔이었다”며 “김한솔은 자신이 마카오에서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피신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김한솔의 아버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북한의 사주를 받은 여성들에게 암살당한 다음날이었다. 김한솔은 집을 지켜주던 마카오 경찰이 사라진 것을 보고 신변의 위험을 직감했다고 한다.

    홍 창은 김한솔의 이야기를 듣고 즉시 ‘자유조선’에서 함께 활동하던 '크리스토퍼 안’이라는 한국계 미국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마침 필리핀 마닐라에 머무르던 안은 김한솔과 그 가족을 만나기로 한 대만 타이페이공항으로 즉시 출발했다. 15일 새벽 안은 김한솔을 만났다. 옆에는 여동생과 모친이 함께 있었다고 한다. 

    키 178cm의 김한솔... 미국 10대 같았던 여동생

    김한솔은 안과 영어로 대화했다. 김한솔은 경계하는 자신의 모친과 여동생에게 “자유조선에서 보낸 사람이다. 믿을 수 있다”며 안심시켰다고 한다. 

    이후 이들은 타이페이공항 라운지 패밀리룸에 머물렀다. 안은 김한솔과 계속 대화를 나눴고, 김한솔의 여동생은 안이 건넨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시청했다. 청바지 차림의 김한솔 여동생은 미국의 평범한 10대 소녀처럼 보였다고 한다.

    같은 시각 미국에 있던 홍 창은 김한솔 일가족을 받아줄 나라를 수소문하했다. 접촉한 3개국 가운데 한 곳에서 “받아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홍 창은 이곳으로 가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으로 향했다. 김한솔 일가에게도 네덜란드로 오도록 했다. 홍 창의 말에 따라 네덜란드로 가려던 김한솔 일가는 그러나 타이페이공항 직원의 제지로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 ▲ 2017년 3월 8일 '천리마 민방위'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 속 김한솔.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3월 8일 '천리마 민방위'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 속 김한솔.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몇 시간 뒤 자신들이 CIA 요원이라고 밝힌 남성 2명이 안을 찾아와 김한솔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안은 요청을 거절했다. 

    김한솔 가족은 16일에야 공항 직원들의 도움으로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김한솔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네덜란드와 미국·중국에 감사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찍었다. 이 영상은 2017년 3월8일 ‘천리마민방위(자유조선의 전신)’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홍 창은 “자유조선이 김한솔을 납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김한솔 일가는 네덜란드로 향했다. 홍 창은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그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김한솔 일가는 공항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후 김한솔은 홍 창에게 전화를 걸어 “공항 게이트를 나오려는데 누군가에게 끌려 공항에 있는 호텔에 머물고 있다”면서 “네덜란드에 머무르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김한솔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홍 창은 “CIA가 김한솔 일가의 신병을 확보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CIA가 데려간 김한솔 일가, 증인보호 프로그램 보호받는 듯

    홍 창은 2013년 파리에서 김한솔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당시 김한솔은 구찌 신발을 신은 돈 많은 아이라고 봤다”며 “그렇게 돈이 많은 아이는 처음 봤다”고 홍 창은 회고했다. 이때 김한솔은 홍 창에게 “당신이 북한과 관련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고, 이때부터두 사람은 북한 관련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김한솔의 거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CIA가 미국 연방보안청(USMS)이 운영하는 증인보호 프로그램(WITSEC)을 통해 그들을 보호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의 이모 고영숙 부부 또한 미국망명 당시 WITSEC을 통해 신변보호를 받았다. 

    WITSEC을 통해 보호받게 되면 이름 등 개인정보를 모두 변경하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성형수술까지 받는다. 관련 내용은 기밀로 보호받는다. 연방보안청은 1890년부터 WITSEC을 운영했지만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홍 창은 2019년 2월22일 ‘자유조선’의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에 관한 뒷이야기도 전했다. 

    당시 ‘자유조선’은 대사관에 있던 PC와 노트북 등을 탈취했는데 2주 동안 암호를 해독하지 못해 결국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CIA에 거래를 제안했다. FBI는 같은 해 3월 PC와 노트북을 받아갔다. 그리고 4월 홍 창을 공개수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