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 교회 중심 집단감염 폭증… 약 한 달 새 교회 관련 환자 193명
  • ▲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 14일 오전 출입통제 안내문과 밀집집회 제한 행정명령서가 붙어 있다. ⓒ뉴시스
    ▲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 14일 오전 출입통제 안내문과 밀집집회 제한 행정명령서가 붙어 있다. ⓒ뉴시스
    수도권 내 교회 등을 중심으로 우한코로나 집단감염이 재유행할 조짐이다. 

    경기도 용인 소재 한 교회에서만 하루 사이 60명이 확진판정받는 등 환자가 폭증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를 향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 두기 참여 강도가 낮아졌다는 위험의 신호라며 연휴기간 전국적으로 집단감염이 증폭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경기도 용인의 우리제일교회에서 교인 등 60명이 추가로 확진판정받았다. 이날 낮 12시 기준 우리제일교회 관련 누적 환자는 72명에 달한다. 교인 70명, 지인 등 2명이다. 이 교회에서는 400여 명이 예배를 드리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노래를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 우리제일교회서 60명 추가 확진… 경기도, 2주간 종교시설 집합 제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도 14명이 추가 확진돼 전체 확진환자는 19명으로 늘었다. 경기도 고양시 기쁨153교회 관련 환자도 1명 늘어 총 24명이 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현재까지 약 한 달간 확인된 교회 관련 환자만 193명에 달한다. 138명이 교인이고 55명은 환자의 가족 등 접촉으로 감염된 이들이다. 

    이달 들어 경기도 김포 주님의샘장로교회에서 17명, 고양 반석교회에서 34명, 고양 기쁨153교회에서 24명, 서울 중구 선교회에서 5명이 확진판정받았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종교행사 관련 역학조사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미흡하게 착용했고, 예배 및 성가대· 소모임 등에 참여해 밀접한 대화를 나누거나 종교시설 내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며 "증상이 있음에도 예배 참석을 통한 반복 노출도 발생해 학교·시장·직장 등 지역사회로 빠르게 감염 전파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일부 교회의 경우 명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예배 참석자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협조를 제대로 하지 않는 곳이 있다며 역학조사에 불응하거나 고의로 방해해 감염이 확산할 경우 고발 및 구상권 청구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도는 도내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자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 금지는 종교자유 침해가 아닌 도민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대부분의 감염 사례는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중이용시설과 관련한 n차 전파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서울 롯데리아 종사자 모임과 관련해서는 광진구 능동 치킨뱅이를 찾았던 손님 4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롯데리아 모임 관련 환자는 총 15명이다.

    소규모 모임 관련 n차 감염도 지속… "코로나 경각심 무뎌진다는 위험신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금투자 전문기업 골드트레인에서도 2명의 환자가 추가 발생해 누적환자는 18명으로 늘었다.

    경기도 용인과 부산에서는 학교 관련 감염자가 끊이지 않는다. 용인 죽전고·대진고와 관련해서는 죽전고 학생 1명이 추가로 확진판정받아 누적 환자가 9명이 됐다.
  • ▲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조치한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성북구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조치한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성북구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고 관련 환자도 4명이 늘어난 7명이 됐다. 부산 사하구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 성인반 관련해서는 1명이 추가 확진판정받아 누적 환자가 11명으로 늘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8월 중순인 지금 통제범위를 넘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상향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되는 기로에 섰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 두기 참여 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큰 위험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본부장은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산발적으로 이어져 학교나 어린이집·직장·시장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방학과 휴가, 15일부터 시작되는 연휴, 대규모 도심 집회 등으로 집단감염이 증폭되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연휴 기간 종교행사나 집회 참석을 자제해달라며 식사나 회의 등도 최소화하고 불가피할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고 강조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103명… 지역감염 85명 중 69명 수도권서 발생

    한편 방대본 집계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103명 늘어난 1만4873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0일 28명, 11일 34명, 12일 54명, 13일 56명 등으로 점차 증가하다 이날 100명을 넘어섰다. 일일 신규 환자가 100명을 넘은 것은 지난달 25일(113명) 이후 20일 만이다.

    다만 지난달 25일의 경우 이라크 귀국 노동자와 러시아 선원 등 해외유입 환자가 86명이었지만, 이날은 국내감염 사례가 8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지역감염 환자가 80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31일(88명) 이후 136일 만이다.

    지역감염 환자는 서울(31명)과 경기(38명)에서만 69명이 확인됐다. 그 외 인천 3명, 부산 5명, 충남 3명, 광주 2명, 울산 1명, 강원 1명, 경북 1명 등이다. 해외유입 환자는 18명으로 7명이 검역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1명은 입국 후 경기에서 9명, 서울과 인천에서 각 1명씩 확진판정받았다.

    완치판정받은 환자는 46명 늘어난 총 1만3863명(완치율 93.21%), 사망자는 전날과 같은 305명(치명률 2.0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