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후보자 토론회… 김부겸 질문에 이낙연 "조사 잘했다" "기억 안 난다" 말 바꿔
  • ▲ 29일 대구MBC에서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이낙연(왼쪽) 후보와 김부겸(오른쪽) 후보가 토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대구MBC뉴스' 영상 캡처
    ▲ 29일 대구MBC에서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이낙연(왼쪽) 후보와 김부겸(오른쪽) 후보가 토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대구MBC뉴스' 영상 캡처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첫 토론회에서부터 설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 점, 대선 출마를 위한 임기 '6개월10일'짜리 대표인 점을 파고들며 폐부를 찔렀다.

    김 후보는 29일 대구MBC 주관으로 열린 민주당 대표후보자 TV초청 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향해 "행정수도에 대한 입장이 몇 차례 바뀌셨다"며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노무현 대변인 출신이 왜 행정수도 반대했나"… 이낙연 "조사 잘했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후보 대변인이었을 때는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더니 2004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때문에 호남권은 손해를 본다'면서 오히려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그런 것 같다. 조사를 잘하신 것 같다"며 "행정수도 건설 자체를 반대했다기보다 행정수도 건설로 비수도권 지방 간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 그에 대한 보완책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당시 노무현 후보 대변인이었으니 노무현 후보의 국토 균형발전 철학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을 텐데, 중간에 혹시 '행정수도는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킨다. 전면 재검토하라' 혹시 이런 말씀 기억하시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 "제가 걱정했던 거는 그 당시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호남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종시로부터 또 뒤처지지 않을까, 충청권으로부터 또 뒤처지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응대했다.

    "내년 3월 사퇴... 선장이 중간에 배에서 내리는 꼴"

    김 후보는 이어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민주당 당헌에 따라 내년 3월이면 대표직을 내려놔 내년 4월 있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제일 답답한 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고 계신 후보께서 당대표 경선까지 나오게 되면서 정말 많은 문제들이 있는 것"이라며 "정권의 향배와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한 달 전인 3월에 사임해야 하는데, 이 문제에 대한 부담은 아시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정확하게 하면 (이 후보 당대표 임기가) 7개월이 아닌 6개월10일 정도 밖에 안 되더라"며 "우리 당의 여러 가지 위기 조짐을 잘 마무리하는 시점이 결국은 내년 4월 보궐선거일 수밖에 없는데, 그때 선장이 자리를 비우고 중간에 배에서 내리는 꼴이 되는 두려움이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김 후보의 공세가 계속되자 이 후보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책임 있게 하겠다"며 "지금은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구원투수 심정으로 나선다. 구원투수가 9회 말까지 다 던지겠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으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