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발 환자 11명 늘어 총 66명… 2주간 집단발병 96% 수도권 발생… 깜깜이 사례도 전체의 8.9%
  • ▲ 최근 인천 개척교회, 한국대학생선교회, 원어성경교회 등 수도권 내 종교 소모임 등을 통해 우한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최근 인천 개척교회, 한국대학생선교회, 원어성경교회 등 수도권 내 종교 소모임 등을 통해 우한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권창회 기자
    국내 우한코로나(코로나19) 사태가 '수도권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환자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된 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의료체계가 대응하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수도권에 대한 방역 조치 강화를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4일 낮 12시 기준 인천·경기 지역 수도권 개척교회와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11명 늘어난 66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인천 38명, 서울 18명, 경기 10명 등이다.

    개척교회 외에도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온 경기 군포·안양 지역 목회자 모임 관련 환자는 3명 늘어난 18명으로 확인됐다. 목회자 모임 참석자 6명, 이들의 가족 5명, 교인 4명, 직장 동료 2명, 접촉자 1명 등이다. 개신교 캠퍼스 선교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관련 환자는 자가격리 중인 전도사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 받으면서 총 11명으로 늘었다.

    교회·콜센터·다단계업체… 산발적 감염에 대유행 재발 가능성

    수도권에서는 종교단체 관련 외에도 산발적 감염 사례가 끊이질 않는다.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관련 집단감염 관련 환자는 120명까지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55명, 인천 44명, 서울 21명 순이다. 서울 중국 KB 생명보험 전화 영업점 관련 환자는 1명 늘어난 12명이다. 서울 관악구 소재 다단계식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는 지난 2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이날까지 10명이 확진 판정 받았다.

    콜센터, 다단계업체, 종교 소모임을 중심으로 지역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보건당국은 대규모 유행이 재발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날 0시까지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환자 507명 중 지역 집단발병 사례는 364명(71.8%)로 확인됐다. 특히 지역 집단발병 사례 364명 중 96.2%(350명)이 수도권에서 확인됐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구 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종교 소모임, PC방, 학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며 "이런 확산세가 계속돼 다수가 밀집·밀폐된 공간에서 전파되는 경우 대규모 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 ▲ 관악구 소재 다단계식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는 지난 2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4일까지 10명이 확진 판정 받았다. ⓒ권창회 기자
    ▲ 관악구 소재 다단계식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는 지난 2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4일까지 10명이 확진 판정 받았다. ⓒ권창회 기자
    정 본부장은 수도권에서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방역 조치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보건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깜깜이 감염"이라며 "깜깜이 감염이 위험한 것은 이런 감염들이 취약계층인 고령자, 기저질환자, 의료기관 그리고 요양병원, 요양원 같은 곳에 전파돼서 고위험 어르신들의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발생한 누적 확진자 1만1629명 중 1086명(9.3%)은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했거나 조사 중이다. 최근 2주 기준으로는 환자(507명) 중 8.9%(45명)이 깜깜이 감염 사례에 해당한다.

    2주간 환자 8.9% 깜깜이 감염… 신규 환자 39명 중 36명 수도권

    정 본부장은 "또 다른 대규모 유행이 일어났는데 뒤늦게 발견해 통제를 못할까 하는 것들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경우 굉장히 단기간에 폭발적인 환자발생으로 이어져 의료대응체계와 의료자원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수도권의 유행 상황이 꺾이지 않고 계속 확산되거나 우려가 커진다면 지금 수준보다 더 강화된 조치들이 시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틀 만에 다시 30명 대로 내려왔다. 방대본은 4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누적 환자수가 전날보다 39명 늘어난 1만1590명이라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환자는 지난달 31일 27명, 이달 1일 35명, 2일 38명, 3일 49명으로 3일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날 39명으로 내려갔다. 

    신규 확진자 39명 중 37명은 지역에서, 나머지 2명은 검역 단계에서 확인됐다. 지역에서 확인된 37명은 경기 15명, 서울 14명, 인천 7명, 경북 1명 등이다. 완치 환자는 전날보다 32명 늘어난 1만499명(완치율 90.3%), 사망자는 전날과 같은 273명(치명률 2.3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