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사모펀드 비리' 등 조범동 2차 공판 진행… '조범동 코링크PE 실소유주' 등 증언 나와
  • ▲ 조국(55·사진)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구속)씨 재판이 6일 진행됐다. ⓒ뉴데일리 DB
    ▲ 조국(55·사진)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구속)씨 재판이 6일 진행됐다. ⓒ뉴데일리 DB
    "조범동 대표가 '높은 친척(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얘기했었다."

    조국(55) 전 법무부장관 '5촌 조카' 조범동(37·구속)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대주주 김모 씨의 증언이다. '조씨가 조 전 장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정황상 조씨가 코링크PE 실소유주'라는 증언도 나왔다. 법정에 나온 다른 세 명의 증인도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조씨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는 6일 사모펀드 관련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조씨가 받는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등이다. 하늘색 수의 차림의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링크PE 대주주 "조범동 '내가 조국 조카다'라고 말했다"

    조씨의 공소사실을 입증할 핵심인물로 꼽히는 코링크PE 대주주 김씨는 이날 오후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김씨는 '친구' 이모 익성 부회장의 권유로 코링크PE 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측 주신문, 피고인 측 반대신문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자금이 코링크PE에 들어온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했다.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고도 증언했다.

    '코링크PE의 자금상황을 들은 적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김씨는 "조범동 대표가 이제 자신의 높은 친척(자금)이 들어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2018년 여름즈음 피고인(조범동)이 (사무실) 문을 닫으면서 '내가 조국 조카'라고 했는가"라는 물음에도 김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조 전 장관의 실명을 처음 들은 김씨는 '겁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건 아니다 싶어 주식 정리를 부탁했다"며 "(조 전 장관이) 실제로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겁이 났고, 모르긴 몰라도 일반적 펀드에 정치자금이 들어오거나 연관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선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코링크 측은) 내가 (대주주를)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자 '조국이 펀드에 들어와 있고 법무장관에 내정돼 있어 상장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회유했다"고 진술했다.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처럼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코링크PE는 관급공사업체 등에 대한 투자, 우회상장 등을 통해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57·구속) 씨가 자문료를 받은 더블유에프엠(WFM)에 투자한 펀드이기도 하다. 조 전 장관 일가는 코링크PE에 약 14억원을 투자·약정했다.

    김씨는 "코링크PE 사무실에 있는 여러 방 중 제일 크고 좋은 방에 조범동 대표의 집무실이 있었다"며 "직원들 돌아가는 것과 눈치만 봐도 조범동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창기에 (내게) 책 두 권을 선물하며 자신이 펀드 운영을 해서 책을 냈다고 했다"며 "그래서 (펀드를) 운영하는 노하우가 있고 주변에 여러 지인들이 있어서 잘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는데, (여러 정황상 펀드를) 자체 운용한 것은 조범동 대표가 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도 했다. 다만 김씨는 코링크PE 대주주이면서도 코링크PE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몰랐다고 부연했다.

    "누가 봐도 코링크PE 실소유주는 조범동"

    이날 법정에 선 다른 3명의 증인도 조씨를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지목했다. '정황상 그렇게 보였다'는 것이다. 

    WFM 재무팀장으로 근무했던 배모 씨는 "이상훈 코링크PE 대표와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가 조범동 대표에게 보고드려 결정하겠다고 지시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자금문제를 이야기하면 조범동 대표가 '내가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고, '내가 조국 친인척'이라는 말을 피고인(조범동)에게 직접 술자리에서 들었다"고 덧붙였다.

    코링크PE 설립 초기 대표이사를 지낸 성모 씨 역시 "코링크PE 소유주는 업무적으로 보면 조범동 대표이고, (코링크 결재라인은) 별도로 없었으나 조 대표 측이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조씨가 자주 찾던 술집 여사장 김모 씨도 "술자리에서 조범동 씨가 이모 익성 부회장이나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조씨가 지시를 내리는 위치에서 대화가 오가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2차전지사업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배씨는 "WFM 경영권을 (2017년 10월) 인수하는 과정에서 (코링크PE 측이) 음극재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는가"라는 검찰 측 질문에 "2차전지사업이라고 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배씨는 '조 전 장관과 2차전지사업 등 국정사업 정보와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증언을 내놓지 못했다. 음극재는 2차전지와 관련된 소재다. 2차전지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12월16일 1차 공판에서 3명의 증인을 불렀다. 이 중 2명만 출석해 증언했다. 이들 2명은 '조범동 씨가 정황상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보였다'고 추측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3일 사모펀드 비리 등 의혹으로 조씨를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