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없다" 유승민 발언 후 11일 최고위서 언급 전무… '인적쇄신'도 지지부진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대표 유승민, 이하 '변혁')이 지난 10일 “자유한국당과 통합은 없다”고 선을 긋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튿날인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는 ‘보수통합’과 관련해서는 한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우파 대통합’의 기치를 올린 지 5일 만이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통합”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저희는 모든 자유우파가 함께 가는 길을 찾아가기 위해서 낮은 자세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반드시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답했을 뿐이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혁'과 대화에 나설 당내 통합추진단 구성과 관련한 밑그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보수통합 분위기가 무르익던 중 '변혁'이 ‘돌발 선 긋기’를 하자 황 대표의 보수통합론에 급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중진 용퇴론’ 허장성세로 끝… 성과 없이 갈등만 부추긴 꼴 

    인재영입, 인적쇄신 성과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31일 1차 인재영입이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보류-취소 번복, 신보라 의원 보좌진 남편 영입으로 인한 ‘세습영입’ 논란 등으로 얼룩진 이후 현재까지 2차 인재영입은 감감무소식이다. 한국당은 당초 지난주께 외교‧안보와 관련한 2차 인재영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잠정연기된 상태다.   

    또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며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중진 용퇴론’도 당내 갈등만 촉발하고 흐지부지된 모습이다. 김태흠 의원이 쏘아올린 공이 유민봉 의원의 불출마 재선언, 초‧재선 의원들의 “중진 수도권 험지 출마 또는 용퇴” 요구 단체행동으로까지 번졌으나 거기까지였다. 중진 의원들이 이에 공감하며 불출마를 선언하는 대신 “중진이면 적폐냐”는 반발만 샀다. 이에 황 대표는 12~14일 권역별로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당내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한 급한 불 끄기에 들어갔다.       

    조급해진 황교안의 무리수? “급할수록 돌아가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황 대표에게 속도조절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취소 여파로 ‘황 대표가 리더십에 타격을 받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황 대표가 조급해진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는데 인재영입도, 보수통합도 섣부른 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유승민 쪽에 주도권을 빼앗긴다. 총선 전 보수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쉬쉬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유승민은 안 된다’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며 “황 대표가 당내외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