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내년 예산안 심의·의결… 적자국채 26조4천억원 증가, 사상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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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정부가 513조5000억원 규모의 2020년도 '수퍼예산'을 편성했다. 전년 대비 9.5% 늘어났던 올해 예산(469조9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9% 이상 증가율을 이어가게 됐다. 부족한 세입을 보충하기 위해 나라 빚도 26조4000억원 늘리기로 했다.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내년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기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가 대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선도형 경제로 체질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재정이 과감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 경기 하강과 미중 무역갈등, 여기에 더해진 일본의 경제보복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경제가 어려워질 때 재정지출을 늘려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저소득 국민소득 늘리는 건 재정 본연의 일"이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우리에게 계속 확장재정을 권고하고 있다"며 "국가채무비율이 평균 110%가 넘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국가채무비율이 크게 양호한 우리나라는 그럴 만한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 확장재정에 대해 제기하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이번 정부 편성 예산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강한 나라로 가는 발판을 만드는 데 특별히 주안점을 뒀다"며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 육성 예산과 미래 성장동력,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확대하는 등 혁신성장의 속도를 높이는 재정투자에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내년 예산안은 다음달 3일 국회에 제출된다.내년 국채 발행액 130조6천억원내년 총수입은 올해(476조1000억원) 대비 1.2%(5조9000억원) 증가한 482조원이 될 전망이다. 총지출은 올해(469조6000억원)보다 9.3% 늘어난 513조5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수입을 초과하는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33조8000억원이었던 적자국채 발행한도를 60조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나라 빚이 한꺼번에 26조4000억원이나 급증하는 것은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내년 국채 발행액은 130조6000억원으로, 올해(101조6000억원)에 비해 29조원이 증가할 전망이다.수입에 비해 지출을 크게 늘리면서 올해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했던 통합재정수지는 내년부터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선다. 국가채무도 내년 800조원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가 재전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상정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선’이 무너졌다는 반응이 나온다.세입에서 세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올해까지는 흑자(6조5000억원)를 유지하지만, 내년에는 31조5000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GDP 대비 적자 폭은 1.6% 수준이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지출 등을 미리 반영한 관리대상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72조1000억원에 달해 GDP 대비 적자폭이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대상재정수지 적자규모 등은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이다.국가채무 65조원 '급증'… 野 "총선용 세금 퍼주기"재정적자 등이 반영된 국가채무는 올해 740조8000억원에서 내년 805조5000억원으로 65조원가량 급증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7.1%에서 39.8%로 2.7%P 상승한다. 기획재정부는 이 비율이 2021년 42.1%, 2022년 44.2%, 2023년 46.4%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가 암묵적으로 유지해온 '국가채무비율을 GDP 대비 4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가 사실상 무너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전체 정부 예산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보건·복지·노동예산은 올해(161조원)보다 12.8% 증가한 181조6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중 일자리사업 예산은 올해(21조2000억원)보다 21.3% 증가한 25조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국방예산도 올해(46조7000억원)보다 7.4% 늘어난 50조2000억원으로 편성돼, 사상 최초로 50조원대를 돌파했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권의 혈세 퍼붓기, 우리 재정의 근간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며 "심지어 내년도 예산안을 위해서 60조원이나 되는 적자국채를 발행한다. 세금 퍼주기, 총선용 정책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김광림 한국당 최고위원은 "65조원 국채발행 중 20조원은 기존 800조원 가까운 국채에 대한 이자로 내고, 그 다음에 44조원 들여다 쓰겠다는 것"이라며 "헌정사상 초유의 '퍼줄리즘' '포퓰리즘' '빚더미 예산'"이라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