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간자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 美 상원, 정상회담 하루 앞두고 강력 주문
  • ▲ 미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새벽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 시간으로 12일 새벽 1시 이후에 열릴 예정이다. 회담을 앞두고 미국 상원이 한국을 향해 “중재자가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역할하라”고 주문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1일 “한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자’가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이자 협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 상원의원들의 주장을 전했다. 미 상원의원들은 “미국은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제재 완화는 한미 모두에게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송에 따르면, 댄 설리번 상원의원(공화, 오하이오)은 “중재자라는 개념은 한국이 미국과 북한 중간에 있는 듯한 인상을 줘 걱정된다”면서 “한국은 중간에 있는 게 아니라 미국과 동맹국”이라고 지적했다.

    설리번 의원은 이어 “북한·중국·러시아는 지난 수년 동안 한미동맹을 갈라놓으려 노력했다”면서 “때문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한미 양국이 과거 늘 그랬듯 북한에 대응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 노스 캐롤라이나)도 “미국 역사, 북한과 충돌했던 역사를 돌아볼 때 미국과 북한 사이의 이견을 중재할 제3자가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론’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北 핵무기 있으면 한국도 위험하다는 사실 잘 알 것”

    틸리스 의원은 “한국은 우리 동맹국이다. 한국은 (북한문제 대응에서) 최전선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이 이번 논의(북한과 비핵화 협상)에서 한 축을 맡아주기를 바란다”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바를 한국 측에서 이해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 과거 한미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표정이 눈길을 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한미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표정이 눈길을 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틸리스 의원은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이상 자신들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한국도 잘 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북한 핵무기를 다루는 협상은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로드아일랜드)도 “한국과 미국은 북한 비핵화라는 목적을 위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모두 단결돼 있어야 한다. 우리는 갈라섰을 때가 아니라 단결했을 때 더 강하다”면서 “북한 비핵화는 부분적인 게 아니라 전체적인 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드 의원은 “제 생각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에 관해서는 한미 양국이 같은 전략과 목표를 갖고, 동맹은 공고하다는 점을 북한정권에 전달할 수 있다면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의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목소리는 “대북압박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특히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제재 완화 등 대북압박을 늦추는 것은 현 시점에서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국언론은 “이번 회담에서 미북 간 중재 역할을 잘 해내 대화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단독회담을 갖는 시간은 2시간에 불과한데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과연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 시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