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출연, "김여정·간부들 표정 어두워… 김정은, 핵시설 은폐 인정하면 사기꾼 되는 꼴"
  •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뉴데일리 DB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뉴데일리 DB

    2차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은 회담이 성공한 것처럼 보도하지만 김정은은 아마 화가 많이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김정은의 출발부터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이 진두에 나섰기 때문에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식으로 선전해 온 상황"이라며 "김정은이 베트남에서 태연한 모습을 자꾸 보여주려 하지만, 거기 수행하는 김여정과 북한 간부들, 베트남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김정은 다 상당히 긴장돼있고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1일 채널A '뉴스 탑텐'에 출연해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는 늘 백전백승하는 강철의 영장이므로 오류를 범할 수 없고, 수령이 관여한 일은 100% 백전백승해야 하는 게 북한이 돌아가는 체계의 핵심논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또한 "이번 회담을 결렬시킨 인물은 볼턴과 리용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리용호가 새벽에 기습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북한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했는데 (미국 측이 판을 깬 것이라고) 또 주장했다"며 "이에 대해 끝까지 논쟁할 사람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아니다. 김정은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순간 북한에선 리용호가 총대를 멨고, 미국은 볼턴이 그 역할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태 전 공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 이외에 다른 곳을 언급함며 "북한은 우리가 그걸 안다는 데 놀라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볼턴이) 이번에 트럼프가 회담에서 이 문제를 김정은에게 던지게 한 것"이라며 "볼턴은 가끔 세미나 같은 데 나와서 북한이 추가 핵시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김정은, 회담에서 숨겨둔 북핵시설 자료 들이대 놀랐을 것"

    그는 "(트럼프가 이 질문을 던졌을 때) 김정은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과학적인 자료를 들이대니 매우 놀랐을 것이고, 이를 인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인정을 하면 사기꾼이 되는 꼴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김정은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가늠이 안 되기 때문에 총대를 리용호가 넘겨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리용호는 이야기가 이어지면 최고 영도자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꼬투리를 잡힐 수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그만둬야 한다고 했을 것"이라며 "볼턴은 자기가 의도하는 바가 됐기 때문에 (트럼프에) '이 회담에서 이룰 것을 다 이뤘다' 하고 물러났을 것"이라고 했다.

    테 전 공사는 그러면서 "회담 뒤에 트럼프와 김정은 표정을 보면 굉장히 밝은 얼굴로 헤어졌다.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감정 대결은 없었다는 뜻"이라며 "막판까지 누가 싸웠느냐, 결국 마지막까지 끝까지 주장한 것은 볼턴과 리용호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핵 은폐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이제부터 미국과 북한은 실무진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회복할 거냐' 하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됐다"며 "리용호와 볼턴은 빠지고 비건과 김혁철이 바통을 넘겨받아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