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로 장학금 기부, '고용세습' 민노총 비판… 손학규, 12월 이어 다시 군부대 방문
  • ▲ 바른미래당은 최근 '청년정당'을 표방하며 친(親)청년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바른미래당 청년비전위원회가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워마드를 해부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뉴시스
    ▲ 바른미래당은 최근 '청년정당'을 표방하며 친(親)청년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바른미래당 청년비전위원회가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워마드를 해부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뉴시스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한 20·30 남성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친(親)청년 행보에 박차를 가하며 '남심(男心)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청년정당으로 재(再)창당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히며 동분서주 노력하고 있으나 청년 지지율이 되레 하락하는 등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장병 격려·세비 기부·청년위원회 출범…'동분서주'

    28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경기 연천 육군 5사단을 방문했다. 다음주 설 연휴가 예정된 가운데 국가 안보에 불철주야 젊음을 바치고 있는 20대 청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손 대표는 단식의 후유증이 남아 있던 지난달에도 경기 김포의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해 장병들과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올 초 국회의원 세비 인상분을 청년 장학금으로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당 활동을 하지 않는 4명의 의원을 제외한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25명 전원이 올해 세비 인상분 182만4천원을 각출해 4560만원의 기금을 모았다. 이 금액은 사회협동조합을 통해 편부모 가정 자녀·장애 청년·탈북 청년 등 38명의 청년에게 전달됐다.

    지난 25일에는 '청년대안정당비전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당을 명실상부한 청년정당으로 재창당하기 위한 이론과 정책을 생산하겠다"며 "일회용 이벤트가 아닌 당의 생존과 발전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부위원장으로는 김수민(34) 의원과 이준석(35) 최고위원 등 바른미래당을 대표하는 '젊은 피'가 수혈됐다. 이들은 극단 여성우월주의 및 남성혐오 성향 커뮤니티 '워마드(WOMAD)'를 '독버섯'에 비유하고, 간헐적 파업과 고용세습 등으로 청년에게 박탈감을 안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민노총을 '암적 존재'로 지칭하면서 파격적 행보를 예고했다.

    남혐 커뮤니티 '워마드'와 전쟁 선포

    특히 20·30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주로 다뤄지던 워마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들의 일탈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한 원내 정당은 바른미래당이 유일하다.

    대한민국 전체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및 '한남충(한국남자벌레)' 등으로 지칭, 테러 위협·사자(死者) 명예훼손 등을 서슴지 않는 극단적 공격성으로 악명이 높은 워마드는 국회에서 사실상 성역으로 취급 받는 분위기다.

    워마드를 비판하는 동시에 이들로부터 무차별 조롱과 비난이 쏟아질 뿐만 아니라 워마드를 지지하는 극단 페미니즘 단체 등으로부터 여성 혐오·젠더 갈등 유발자 등의 프레임이 덧씌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하태경·이준석 두 최고위원은 워마드에 누드합성사진이 게시되는 곤욕을 치렀고, 정의당으로부터는 "성별 갈등에 기대 주목 받으려 한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워마드를 해부한다' 토론회에서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안에 통합진보당이라는 그늘이 있었던 것처럼, 여권신장운동에 워마드라는 독버섯이 있는데 아무도 이 문제를 건들지 않았다"며 "통진당을 그대로 둔 결과 한국은 엄청난 이념갈등에 시달렸다. 마찬가지로 20·30 세대에 숨어 있는 워마드를 제거하지 않으면 10년 뒤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암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 의원은 "대한민국엔 여전히 여성이 억압받고 있다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있어서 '20·30 남성도 가해자'라는 프레임이 있으나 시대가 변해 20·30 세대는 그렇지 않다"며 "여성 우대 법안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남성 우대 현상이 있었던 40·50 세대의 여성 우대는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지만, 20·30 세대에서까지 지속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2월엔 '군 가산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뜻밖의 '20대·학생 지지율' 급감…"그간 활동 되돌아봐야"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바른미래당이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1~2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월4주차 주간집계에서 전주 대비 0.8%p 내린 5.5%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 1주차(5.9%) 이후 약 2달 만에 5%대로 하락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바른미래당이 최근 가장 신경 쓰고 있는 20대와 학생층에서 대거 이탈했다는 것이다. 20대 지지율은 전주 11.1%에서 6.9%(-4.2%)로, 학생 지지율은 전주 13.4%에서 7.9%(-5.5%)로 급감했다. 그나마 30대에서 7.1%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2.5% 소폭 상승해 가까스로 체면치레 했다. (응답률 7.3%·95% 신뢰수준·표본오차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바른미래당 청년비전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바른미래당으로선 지지율에 대한 절실한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고, 다른 정당과 접점이 없는 지점에 대해 우위를 선점하자는 계획"이라며 "당 내부에선 청년정당으로서 현재 주장하고 있는 메시지가 적절한 것이냐는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남성과 여성의 입장이 상충되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부각해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점에 주안점을 두고 남녀 입장을 조율해 양립지대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주이삭(32)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20대가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싶은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면서 "바른미래당이 청년정당의 기치를 내걸 만큼 20대에게 매력이 있는 정당인지, 그간의 활동이 청년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내용이었는지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주간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바른미래당의 청년층 이탈은 일시적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이 지지율 두자릿수 반등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내세운 청년 지지층이 바른미래당을 계속해서 외면해 저조한 결과로 이어질 경우, '청년정당' 간판을 내건 바른미래당으로선 그 무엇보다 큰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의 노력을 넘어 당의 사활(死活)을 건 특단의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