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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BC, 16개 지역사 사장 "다 나가라" 물갈이… "부당하다" 줄소송

[탐사취재 'MBC의 눈물']① "지방 사장들을 적폐로 간주, 임금도 안주고 나가라니…" 잇달아 소송 착수

법조탐사팀 조광형, 양원석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8-06-01 17:06 | 수정 2018-06-03 17:57
지난해 말~올해 초까지 무더기로 해임된 MBC 지방 계열사 사장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인사조치에 항의,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임 사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은 울산·여수·충북·광주·춘천·경남 MBC 사장들 6명이다. 이들 외에 나머지 지방 MBC 사장들도 대부분 조만간 소장을 접수할 계획으로 알려져, MBC 사측을 상대로 한 대규모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BC에는 ▲부산MBC ▲대구MBC ▲광주MBC ▲대전MBC ▲전주MBC ▲경남MBC ▲춘천MBC ▲충북MBC ▲제주MBC ▲울산MBC ▲강원영동MBC ▲목포MBC ▲여수MBC ▲안동MBC ▲원주MBC ▲포항MBC 등 총 16개의 지방 계열사가 있다. 이중 잔여임기가 1~2개월 밖에 남지 않아 자진 사표를 낸 사장 4명(원주·전주·대전·대구MBC)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관계사별 주주총회에서 모두 해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임된 사장들은 대부분 "사측이 내세운 해임 사유는 그저 명목상 이유일 뿐,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다수는 각 계열사를 상대로 '잔여임기 급여 및 퇴직금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MBC 사장은 "사측에서 '조직 통할 능력'이나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며 저를 해임했지만, 사실상 이 모든 것은 MBC에 들어선 새 경영진이 전임 사장 체제에서 이뤄진 인사를 부정하기 위해 일어난 사단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송을 통해 제가 정당한 이유없이 해임됐다는 사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 지분 100%인 계열사부터 일괄 해임"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지난해 12월 21일 최승호 MBC 사장과 조능희 MBC 기획편성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이사회를 열고 ▲이강세 광주MBC 사장 ▲조상휘 울산MBC 사장 ▲송재우 춘천MBC 사장 ▲장근수 강원영동MBC 사장 ▲김엽 MBC아카데미 사장 등 5명에 대한 해임안을 각 관계사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로부터 닷새 뒤, MBC는 관계회사별 주주총회를 열고 이강세 광주MBC 사장, 조상휘 울산MBC 사장 등 5명을 모두 해임했다.

소액주주 지분이 없는 계열사 사장들을 먼저 해임한 MBC는 이틀 후 열린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허연회 부산MBC 사장 ▲이진숙 대전MBC 사장 ▲김일곤 경남MBC 사장 ▲김상운 충북MBC 사장 ▲최재혁 제주MBC 사장 ▲김현종 목포MBC 사장 ▲심원택 여수MBC 사장 ▲안택호 안동MBC 사장 ▲오정우 포항MBC 사장 ▲권재홍 MBC플러스 사장 등 10명을 추가 해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방문진 이사들은 "허연회 부산MBC 사장 등은 재임기간 중 일어난 방송 파행에 대한 책임자들이고, 갈등극복을 위한 소통의 노력이나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등 조직 통할 능력이 미진하다"면서 해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전임 사장이 임명한 사장들 '무더기' 해임

"능력 없는 사람"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대부분 MBC 본사에서 내려보냈거나 '親 김장겸 인사'로 분류된 사장들이다. 이들에 대한 명목상 해임 사유는 ▲방송 파행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거나 ▲조직 통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전임 사장 체제 하에서 임명된 지역사 경영진들까지 '적폐 세력'으로 간주하는 본사 경영진과 언론노조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전격 해임된 조상휘 전 울산MBC 사장은 지난달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 걸쳐 순차적으로 지방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옷을 벗었다"며 "서울 본사 지분이 100%인 울산이나 원영동·광주·울산·춘천MBC 사장들이 먼저 해임됐고, 소액주주 주총 동의를 거쳐야 하는 지방 계열사들도 지난 3월까지 해임 및 신임 사장 임명이 모두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은 "저하고 몇몇 지방 계열사에 대해서는 '언론노조' 조차도 전혀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었다"며 "어떤 이유에서 저희들이 해고됐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본사 차원에서 어떤 정치적인 문제를 고려한 게 아닌가 하는 짐작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언론노조 측과 사이가 나쁘지도 않았고 '적폐 명단'에도 들어 있지 않은 조 전 사장이 해임된 것을 두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관계자들 조차 '조 전 사장은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울산MBC 직원들 역시 뜻밖의 인사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조 전 사장은 "신임 사장이 들어선 후, 지역사 사장들 모두가 당한 상황이라 특별히 저만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진 않다"면서도 "다만 퇴직금과 잔여 임기 급여를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라 울산MBC를 상대로 미지급 급여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상법상 오너에게 임원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은 있거든요. 이걸 부정하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해임은 하되 임기 만료 전에 옷을 벗었다면 잔여임기 급여는 주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는 거죠. 경영진의 오너쉽도 보장해주고, 중간에 해임된 사람들의 권리도 보장해 주는 좋은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사규에도 나머지 급여를 주게끔 돼 있어요. 그런데 사측에서 순순히 주질 않고, 소송해서 받으려면 받아가라는 식으로 나오니 저희들이 불가피하게 소송을 걸 수밖에 없는 거죠."


"남은 임금도 안줘... 소송해서 받아가라니..."


조상휘 전 울산MBC 사장 등 지방 계열사 사장들이 소송의 근거로 삼고 있는 법규는 상법 제 385조 1항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이사는 언제든지 제 434조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로 해임할 수 있는데,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없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가 회사에 대해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

지역사 사장들은 "사측이 밝힌 해임 사유는 대주주의 사정에 따른 판단일 뿐, 중대한 경영상 과실이라 할 구체적인 내용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임기 만료 전에 대표이사를 해임시킬만한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각 계열사가 정한 '사규(회사규칙)'에도 『임기 만료 전 해임된 대표이사에게 퇴직금이나 위로금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규에 따르면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상법상 임기 만료(3년) 전 퇴임하는 임원에게는 '임원 특별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데 ▲해당 계열사에 3년 이상 재임한 임원의 경우, 잔여임기 만큼 월급의 50%를 지급하며 ▲해당 계열사에 3년 미만 재임한 임원은 잔여임기 월급의 90%를 주도록 돼 있다.

또한 임기 만료 전 해임된 임원에게 지급하는 퇴직연금은 ▲6개월~1년 근무한 임원에게는 4개월치의 월급을 주고 ▲2년 근속한 임원에게는 8개월치의 월급을 ▲3년 근속한 임원에게는 1년치의 월급을 주도록 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률전문가는 "지방 계열사 사장들이 소송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자신들이 정당한 이유없이 해임됐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반대로 사측도 '조직 통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표현보다는, 임원들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 회사가 피해를 입었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 본사 측은 지난달 3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역사 일부에서 개별적인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지만, 저희가 직접적인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 "지역사 사장님들이 어떤 이유로 해임됐고, 실제로 퇴직금 등이 미지급됐는지 여부는 지방사 별로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알아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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