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文 국정철학 맞출 원내대표단 구성"… 노웅래 "원내 인사서 소외·차별 없도록"
  •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등록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노웅래 의원과 양자 대결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출될 집권 2기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 협상에 나서며, '선거 없는 해'인 2019년 5월까지 문재인정권의 핵심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만큼, 누가 원내사령탑의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당·청 관계 및 당내 역학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후보등록 접수일인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많은 경청, 더 넓은 포용, 통큰 정치로 대립과 반목의 역사를 타협의 미래로 바꾸겠다"며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영표 의원은 친문인데다가 강성으로 분류되는 이미지에 부담을 느낀 듯, 시종 '화합'과 '타협'에 방점을 찍었다.

    홍영표 의원은 "원칙을 지키는 정치가 내가 정치인으로 살아온 소명이나, 원칙을 지키는 게 타협의 배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남북관계와 관련, 초당적 협력 체계만 마련된다면 나머지 국정 현안은 야당에 최대한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내를 향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되면서 우리 안의 모든 벽을 허물었다"며 "보이지 않는 벽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것은 내가 허물겠다"고 '친문 독주'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이처럼 홍영표 의원이 자세를 낮춘 것은, 지나친 친문 독주에 대한 의원들의 견제 심리와 균형 감각이 표심으로 나타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친문 우세론·대세론이) 부담스럽다"며 "선거는 마지막 개표를 다해봐야 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문이기 때문에 청와대에 할 말을 못하지 않겠느냐는 이른바 '수직적 당·청 관계' 우려를 향해서는 "나중에 원내대표가 되면 확인하겠지만, 오히려 반대가 될 것"이라며 "당·정·청 간에는 분명히 서로 다른 역할이 있고, 입법·정책·예산에 있어서는 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확실히 부인했다.

    반면 원내수석부대표·원내대변인 등 원내 인사와 관련해서는 "책임여당이기 때문에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 국정운영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원내대표단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밝혀, 다소 친문 위주의 원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는 경쟁자인 노웅래 의원이 앞서 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줄세우기, 네편내편의 구분이 없는 모두의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개인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원내 인사와 예산 배정에서 결코 소외와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노웅래 의원은 "21년 기자를 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모토로 삼고 있는 공정을 지켜내는 역할을 하는데 적임자"라며 "네편내편 줄세우지 않고 신주류 집단을 만든다고 하면, 20년 민주당 집권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었다.

    이날 홍영표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친문 홍영표 의원과 노웅래 의원 간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노웅래 의원과 당내 성향이 유사하게 분류되는 4선 중진의 조정식 의원 출마설도 있었으나, 오는 8일 코스타리카 대통령 취임식 대통령 특사로 파견되게 됨에 따라 자연스레 노웅래 의원으로 단일화되는 모양새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세는 홍영표 의원이 우세하다는 게 당내의 중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 후보의 등록접수를 마친 뒤, 오는 11일 우원식 원내대표의 후임이 될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