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승부처는 전당대회… "전대에서 합당의결되면 반대파가 나가야"
  •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전당원투표가 의결된 뒤, 몸싸움과 소란 속에서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전당원투표가 의결된 뒤, 몸싸움과 소란 속에서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분당(分黨)을 알리는 화살이 활시위를 떠났다.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에서 전당원투표가 강행됨에 따라, 심리적 분당은 절차적 분당을 향해 나아가게 됐다.

    국민의당 39명의 의원들은 그간 통합찬성파·통합반대파·중재파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지만, 이제 정치적 거취를 결단해야 할 때가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찬성파는 31일 결과가 나올 전당원투표를 동력 삼아 2018년 연초부터 강력한 통합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전당원투표 결과가 나오는대로 월초에 바로 당무위를 다시 열어 임시전당대회 소집안을 의결한 뒤, 바른정당과 합동전당대회에서 중도통합신당의 신설합당을 위한 결의를 하게 된다.

    정당법 제19조에 따르면, 신설합당의 경우 중앙당을 일단 합당한 뒤 3개월 내에 시·도당개편대회를 열면 된다.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로 인한 국민적 시선 분산과 13일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시작이라는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1월말까지는 통합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전당원투표가 의결된 직후, 회의장을 빠져나와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이날 김동철 원내대표는 중재파에서 통합반대파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평가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전당원투표가 의결된 직후, 회의장을 빠져나와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이날 김동철 원내대표는 중재파에서 통합반대파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평가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와 관련,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본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월 중에 끝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으며, 정운천 최고위원도 "1월이면 다 끝난다"고 자신했다.

    이렇게 성립한 '바른국민당'은 중도통합의 여세를 몰아 6·13 지방선거에서 정당 지지율 2위를 확보하고, 2020년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양강 구도를 형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당 천정배·정동영·박지원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반대파는 이러한 통합드라이브에 맞서 가처분신청 등 사법적 대응과 함께 정치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배숙·유성엽·박주현·최경환·장정숙·윤영일 의원은 성명을 통해 "당무위 전당원투표 안건은 당헌을 위반한 원천무효"라며 "당을 분열시키는 전당원투표 거부 운동을 시작한다"고 천명했지만, 전당원투표에는 정족요건 자체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부 운동으로 무산시키기는 쉽지 않다.

  • ▲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안건 논의 중도에 퇴장해,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안건 논의 중도에 퇴장해,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결국 31일에 "통합 찬성"이 다수의견으로 나온 전당원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것까지는 필연적인 과정이라 보면, 통합반대파가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지점은 전당대회로 보여진다.

    정동영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합당이 결의되면 우리 (통합반대파)가 당을 나가야 한다"고 비장한 자세를 보였으며, 중재파에서 통합반대파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김동철 원내대표는 "당무위는 숫자로 밀어붙이고 전당원투표야 몇 명이 투표하든 정족 자체가 없기 때문에 통과될지 모르지만, 전당대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계 원로정치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사나운 몰골이 보이게 된다"며 "전당대회에서 틀림없이 각목에 온갖 추태들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당 통합반대파는 이처럼 가처분신청과 전당대회 방해 등으로 맞대응을 하겠지만, '당권'이 안철수 대표에게 있는 이상 결정적으로 브레이크를 걸기는 쉽지 않다. '끌려가는' 모습이 불가피한 것이다.

    정동영 의원이 말한대로 합당의 의결까지 이뤄진다면, 당적(黨籍)을 바꿀 용의가 없는 의원들은 당을 나가는 게 불가피하게 된다. 이 흐름이 원내교섭단체 구성까지 가능한 분당(分黨) 수준이 될 것인지, 아니면 일부 의원들이 뛰쳐나가는데 그치는 집단탈당으로 그칠 것인지는 관측이 엇갈린다.

  • ▲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안건 의결 직전에 표결을 거부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안건 의결 직전에 표결을 거부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통합찬성파가 당무위·최고위 등 당무기구를 장악하고 있지만 반대파는 의총 등 원내기구를 장악하고 있는 점을 들어, 통합반대파가 비례대표 의원들을 한 명씩 제명(출당)한 뒤 마지막에 지역구 의원들이 집단탈당하는 등 교섭단체 인원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는데, 셈법이 복잡한데 비해 실행이 녹록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형태로든 탈당이 이뤄지면, 이들은 '제4지대'에서 신당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타당의 문제에 대해서 눈길을 준 바도 없고 눈길을 앞으로 줄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은 이상, 민주당으로의 복당은 어렵다. 평화개혁연대와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 모임) 중심의 신당은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제2의 '평화민주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바른국민당'의 중도통합 과정에서 호남을 지역주의 세력으로 매도하고 햇볕정책의 배제를 요구했다는 점을 들어 '평화민주당'은 호남 민심을 정서적으로 자극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바른국민당'을 적폐연대로 매도해야 본인들의 존재의의가 성립하기 때문에, 이른바 적폐청산에 있어서 민주당보다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