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함께 하자고 나 끌어들인 것 아냐"… 연대 아닌 '후보 중심 단결' 못박아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심야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사무총장과 바른정당 이군현 황영철 의원 등이 홍준표 후보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심야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사무총장과 바른정당 이군현 황영철 의원 등이 홍준표 후보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바른정당 의원 14명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전격 심야회동을 가져, 정가에 파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조건이 충족되는 대로 한국당에 복당해 홍준표 후보를 지지할 계획으로 알려져, 불과 일주일 남겨둔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바른정당 의원 14명은 1일 저녁 9시 40분,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홍준표 후보와 회동했다. 이들은 한국당 복당과 지지선언에 대한 형식과 절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한 바른정당 의원은 권성동·김재경·김성태·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진복·이군현·정운천·장제원·황영철·홍문표·홍일표 이상 14명으로, 한국당 측에서는 홍준표 후보와 이철우·강효상·김명연·김대식·민경욱·전희경 의원이 참석했다.

    홍 후보는 이날 회동을 마치고 나서 취재진과 만나 "이분들이 말한 보수 대혁신을 같이 이루자, 좌파에 정권을 넘겨줄 수는 없지 않느냐"며 "같이 하기로 하고, 결과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함께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냐'는 질문을 받자 "함께 하자고 나를 끌어들인게 아니다"라고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이번 탈당과 복당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수평적 의미의 연대라기보다는 본인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의미로서 복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른정당 여상규 의원도 회동 도중 취재진과 만나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는 논의를 지금 하고 있다"면서도 "굳이 조건이다 요건이다 말하긴 어렵지만 서로 간 의견교환을 할 내용이 있을 것"이라 했다. 복당과 지지선언까지는 걸쳐야 할 절차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들의 탈당과 한국당 복당이 만일 성사된다면, 바른정당은 32명에서 18명으로 줄어들게 돼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다. 창당한지 3개월여 만에 다시 분당(分黨) 위기에 처하면서 정상적으로 대선을 치를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후속 탈당자가 더 나올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바른정당 일각에서는 한국당 복당에 대한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이들 14명 의원의 탈당설이 불거지자 홍준표 후보와의 심야회동 직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상황이 좀 어렵다고 우리가 한 말을 우리가 뒤집느냐"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좌파에게 정권을 넘겨주기 싫었으면 좀 더 제대로 정치를 잘했어야 한다"며 "반기문 눈치보고 안철수 눈치보고 오락가락하다가 이제와 당을 떠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히려 창당 정신을 살려 우리 후보를 지지해주고 깨끗한 정치, 따뜻한 정치, 제대로 된 보수 정치를 추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이런 웃지못할 코미디가 어디 있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