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내 패권주의 세력과 타협할 생각 없어"… 문재인 겨냥비박계와 연대 가능성 내비치며 안철수와 온도차
  • ▲ 국민의당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 천정배 전 상임공동대표가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20일 남았지만, 탄핵 및 청문회 등으로 여론의 관심이 빨려들어가면서 흥행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 호남인사인 천정배 전 대표가 호남 주자로서는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론의 관심과 함께 정체에 빠진 국민의당 지지율 반등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천정배 전 대표는 26일 "국민혁명을 완수해 차별없는 세상을 만드는 역사적 소명을 다하고자 대선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많은 국민이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세상을 바꾸자고 울부짖고 있다"며 "혁명적 개혁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저는 지난해 4월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정치생명을 걸고 패권주의에 맞섰다"며 "낙후되고 소외된 호남의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역임하고 더불어민주당(舊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최고위원 등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해 친노(親盧)·친문(親文) 패권주의 세력을 비판하며 탈당, 무소속으로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광주에서 당선된 바 있다. 

    그는 "호남을 들러리로만 인식하는 패권주의부터 불식해야 한다"며 "이제 호남을 비롯한 전국의 개혁세력이 한데 뭉쳐 개혁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올바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정부 10년은 호남 민심이 창조해낸 빛나는 역사였다"며 "호남이 정치 상수였을 때에만 한국의 개혁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친노·친문세력에 향해서도 선거 때만 되면 호남에 와서 지지를 호소한다며 질타를 쏟아냈다. 

    천정배 전 대표는 "호남은 개혁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영남 후보에게 두 번이나 몰표를 던지며 스스로를 희생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패권주의적 행태로 인해 정권교체를 이루지도 못하고 호남에 호남후보 불가론의 굴레만을 덧씌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분은 야권이 호남표가 없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결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또한 "패권주의에 빠져 호남을 들러리 세운 세력에 호남은 과거 같은 압도적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역할은 제가 해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 지난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개혁적 국민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손을 맞잡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개혁적 국민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손을 맞잡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 8월 문재인 전 대표가 부산 지역 일부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대선에서는 결국 PK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요하다"며 "호남에서는 예전처럼 90% 전후의 압도적인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득표가 가능하다"고 언급, 호남 홀대 논란이 일어났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1월 한 기자회견에서도 4.13 총선 당시 호남에서 정계은퇴 약속을 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우리가 승리하고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막아 우리 당 정권 교체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함이었다"며 "광주와 호남에서 우리 당이 지지받기 위한 그런 여러 가지 전략적인 판단으로 했던 발언이었다"고 해명해 또다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은 한마디로 대단히 유감스러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렇게 호남사람을 무시하는 또 다른 발언을 한 것은 참으로 분노할 부분이다"고 힐난한 바 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새누리당 친박(親朴)과 민주당 친문과의 연대는 일절 없다고 못 박았다. 

    천정배 전 대표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라는 시대착오적 극우세력이 철퇴를 맞고 있지 않나"라며 "한편으로는 진보진영 내지 야권 내에서도 낡은 패권주의, 폐쇄적이고 편협한 패권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세력들이 있다"고 여야 주류세력을 싸잡아 '낡은 패권 세력'으로 규정했다. 

    이어 "어떤 정당이든 패권주의부터 청산해야 통합이든 연대든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정배 전 대표는 여권 비박(非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되는 개혁보수신당(가칭)과 함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분들도 탄핵투표에서는 찬성을 던졌으리라 생각한다"며 "그들이 개혁적 보수라는 이름값을 한다면, 민심이 용인하는 것을 전제로 협력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개혁적 세력들이 우리와 함께할 수 있도록 당을 활짝 열어젖혀야 한다. 지금 국민의당의 틀로 끝까지 독자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내 또다른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새누리당 및 비박계와의 연대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문병호 당대표 후보자도 "비박계 신당과 연대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비박과의 연대에 부정적이다. 

    천정배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 당내 경쟁을 벌이게 된 데에는 "안 전 대표는 당 뿐 아니라 정치권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각자 자신의 장점을 살려가며 페어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결선투표제 도입 문제와 관련, "여전히 승자독식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반대"라면서도 "당에서 당론으로 결선투표제 찬성을 정한다면 당원으로서 따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