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는 듯 대선 주도권 싸움 시작하는 모습, 국민 공분 사기 충분"
  • ▲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선이 앞당겨진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야권통합 카드를 놓고 국민의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당은 12일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내년 1월부터 야권통합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안에 "국민을 믿고 대선 계산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기다렸다는 듯이 대선 주도권 싸움을 시작하는 모습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대통령 탄핵은 아직 진행 중이고 정치권은 국정공백으로 인해 피폐해진 민생부터 챙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정치공학적 야권통합 논의는 이미 폐기처분 됐다"며 "4월 총선 때도 민주당은 야권통합을 주장하며 멱살을 잡고 협박했지만, 국민은 3당체제의 새로운 정치를 열어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바꾼 주인공은 국민"이라며 "정치권이 국민을 믿지 못하고 술수와 담합에 의지한다면 정치도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월부터는 야권통합 운동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록 당내 논의 없는 사견(私見)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당을 향해 통합의 압박을 넣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 탄핵정국에서 촛불민심을 보면 야권이 조금이라도 공조가 분열할 기미가 보이면 국민이 힘을 합치라고 단호하게 요구했다"며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대선을 치러야하나"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통합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문재인 전 대표가 정권교체를 위해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김영춘 의원은 "단일화가 안 된다면 야당 전체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했던 유성엽 의원도 이같은 우상호 원내대표의 제안에 거세게 항의했다.


  • ▲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유성엽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것은 야권분열의 책임이 국민의당에 있는 것처럼 매도한 것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이 심각한 대통령병에 걸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맹비난했다. 

    유성엽 의원은 민주당(舊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던 시절 친노(親盧)·친문(親文) 패권세력의 횡포를 끊임없이 지적한 인물 중 하나다. 특히 선거 패배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유성엽 의원은 "만약 야권통합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민주당은 야권이 분열했던 원인부터 제거하기 위해 먼저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며 거듭 분당의 원인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야권분열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몇 차례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씨가 책임회피에만 급급했던 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도 문재인 씨는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하고도 이 약속을 지금껏 지키지 않았다"며 "이런 정치인을 믿고 따를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민주당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시작으로 2014년 7·30 재보선, 당대표가 되고는 지난해 4·29 재보선과 10·28 재보선 등 선거마다 연패해왔다. 

    20대 총선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에서 정계은퇴를 운운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민주당은 광주 0석, 호남 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만 거뒀을 뿐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 필패(必敗)설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