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 운동권 사고 방식, 그 위험성의 본질...이대로 정권을 넘길 것인가?
  • ▲ 쟁기질 하는 농부. ⓒ 뉴데일리 정상윤
    ▲ 쟁기질 하는 농부. ⓒ 뉴데일리 정상윤
     

     

    옛날 옛적, 멋진 황소를 가진 농부가 있었다.

    황소는 수년 간 논밭을 일구며 그에게 풍성한 식량을 안겨주었다.

    농부는 황소 덕분에 걱정 없는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소가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황소는 회복을 위해 외양간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농부의 곳간은 바닥이 드러났다.

    농부는 분노했다.

    결국 황소를 잡아먹고 말았다.

    이듬해 큰 기근(饑饉)이 발생했다.

    그나마 소를 갖고 있던 이들은 가까스로 농사를 지어 연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농부에게는 더이상 황소가 없었다.

    그는 땅을 치고 후회를 했다.

     

    큰 화(禍)를 입고 휘청거리는 지도자가 있다.

    반대편에는 당장 자신들에게 권력을 넘기라고 으름장을 놓는 세력이 있다. 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하야(下野)를 외치고 있다.

    상처를 입은 지도자의 모습에, 믿고 따르던 지지자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확 말을 갈아타버릴까?'

    '더이상 우리가 알던 지도자가 아니야'

    지지자들은 분노하고 절망했다. 그리고 지도자를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들썩거리는 보수층의 현재 모습.

    마치 황소를 잡아먹은 농부를 연상케 한다.

    보수 개개인이 향후 누굴 지지하든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결국 본인의 문제다.

    하지만 보수 우파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친문(親文)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얘기다.

     

  • ▲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 소식에 환호하는 시민들. ⓒ뉴데일리 정상윤
    ▲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 소식에 환호하는 시민들. ⓒ뉴데일리 정상윤

     

    2012년 12월, 환호에 휩싸였던 대선 현장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친이(親李)와 친박(親朴), 보수층이 똘똘 뭉쳐 친문(親文) 더불어민주당과 일대 결전을 벌인 치열한 전쟁터. 박근혜를 지지한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1번을 외치던 역사의 순간이다.

    당시 보수층은 왜 박근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가, 사실 이유는 명확하다.

    박근혜가 싫든 좋든, 그것은 별개의 문제다.

    진정한 이유는 바로 문재인이라는 '친노(親盧) 세력의 수장' 때문이다.

    '문재인'이라는 공동의 적(敵)이 만약 없었다면, 결코 보수층이 하나로 뭉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문재인은 절대 안돼!"

    이러한 인식 하나로 보수층은 굳게 결합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분단(分斷) 국가다.

    이념(理念)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남북은 지금 이 시간에도 총칼을 겨누고 있다.

    만약 대한민국이 분단되지 않았다면 좌우로 나뉜 정치권의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을 것이다. 

    보수층이 문재인을 거부하는 이유 역시 북한, 남북 대립문제와 무관치 않다.

    안보관에 있어 문재인의 점수는 거의 '빵점'에 가깝다는 것이 보수층의 시각이다.

    최근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그리고 북한 김정은 정권은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안보(安保)는 바로 국민들의 목숨과 직결된다.

    '설마' 하는 방심에 1950년 6.25 전쟁이 벌어졌고, 600만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초유의 국정 마비 사태다.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박근혜가 무너져내리고 있다.

    하지만 보수층의 선택지에는 여전히 문재인이 포함돼 있지 않다.

    문재인의 안보 문제를 두고 야권에서도 여러 지적이 제기됐지만, 결국 그의 가치관은 변함이 없었다.

    친노(親盧) 운동권 사고 방식, 그 위험성의 본질은 그리 쉽게 바뀔 수 없다는 평이 많다.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 대북결재 의혹, 천안함 폭침 부정. 핵(核) 미사일 위협에도 북한에 쌀을 지원해야 한다는 일련의 발언들 속에서 문재인이 국민들의 상식적인 안보관과 여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2012년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보수층은 문재인을 선택할 수 없다.

    정체성의 문제, 이는 심각한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위기의 부메랑이다.

    결과적으로 문재인은 박근혜의 대안(代案)이 될 수 없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해 캠퍼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해 캠퍼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뉴시스

     

    마찬가지로 박근혜는 자신을 지금껏 지지해준 보수층의 속마음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가 좋아서 찍어줬던 것이 아닌가?'

    이러한 오만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

    2012년 자신에게 표를 보내준 보수층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최소한 그것만은 알아야 하는 것이 선택 받은 지도자의 도리(道理)다. 

    지금은 억울할 수도, 부끄러울 수도,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당장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하야(下野)의 길을 택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대통령이라면, 자리에 남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이대로 빈손으로 물러난다면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것들이다.

    '정체성이 의심되는 이들에게 과연 정권을 넘겨야 하는 것인가?'

    '이러한 엄중한 시국에서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박근혜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지지율이 0.1%로 추락하는 일이 있더라도 안정된 정권교체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결코 허투루 물러나선 안 될 것이다.

     

    2011년 이명박(MB)의 심정은 어땠을까.

    친박(親朴)의 탈당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 속에서, 과연 MB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19대 총선을 치르면서 갖은 치욕을 당하면서도 버티고 버틴 그다.

    정체성이 의심되는 정권은 절대 안 된다는 사명감을 결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갖은 핍박 속에서도 정권 재창출이 왜 필요한지를 알고 자리를 지키는 것.

    이는 리더의 의지(意志)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성난 집토끼들을 다시 끌어안는 방법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

    가장 먼저 결자해지(結者解之)가 필요하다.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힌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는 각오가 최우선이다.

    진정 스스로의 과오를 뉘우쳤는지를 국민들이 모를 리 없다. 

       

  •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담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담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제껏 문고리 3인방과 최순실의 의견에 귀기울였다면, 이제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친박(親朴)-비박(非朴)-비문(非文), 모든 '반(反)문재인' 진영을 통틀어 전면적인 대화의 창구를 열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스스로 몸을 낮출 시기다.

    친박이라는 굴레를 털어내고, 비박과 비문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또한 힘을 잃어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더라도, 가능한 선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얻어낸 해법을 스스로 제시해야 한다.

    누군가의 입을 빌어 에둘러 표현하다 또 다시 논란을 자초하는 과오를 반복해선 안 될 것이다.

    '반(反)문재인' 진영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제안이라면 더욱 좋다.

    전열(戰列)을 가다듬을 시간도 필요하다.

    김병준 총리에게 상당한 권한을 이양한 만큼, 다음 정권교체를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불과 몇달이라도 좋다.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선택 받은 지도자의 마지막 소임(所任)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인간 박근혜가 머물 자리는 없어지게 된다.

    2012년 4월 총선, 같은해 12월 대선, 그날의 영광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혼란스럽고 갈 길을 잃은 지금의 박근혜가 과거의 이 문구들을 다시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살아 있는 이 한 세대는 순간이다. 그러나 민족과 국가는 영원하다. 오늘 내가 밤 새워 조국 근대화를 위해 일하는 것은 오늘을 잘 살고자 함이 아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죽기를 각오하고 우리가 전부 힘을 뭉쳐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우리 모두가 살지만 그렇지 못하고 모두 제각각 살기만 원하고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싸워서 우린 이기지 못하고 살지 못할 것이다."
     
    - 박정희(朴正熙)

     

  • ▲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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