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심 전쟁 최대 피해자… 김문수 속앓이 '끙끙'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진박마케팅에 속앓가 계속되고 있다. 움직이지 않고 있는 지지율과 싸움을 피하는 김부겸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위한 묘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는 지금도 진박논쟁이 한창이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유승민 의원과 주호영 의원 등은 당의 공천에 반발하면서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여권 후보끼리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혈투를 벌이는 모양새다.

여당과 야당 간 전투가 이뤄지는 곳은 두곳에 불과하다. 김부겸 후보가 버티는 수성갑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가 있는 북구을이 그곳이다.

때문에 새누리당 소속으로 대구지역 총선에 나선 대부분의 후보들은 야권 후보가 아닌 무소속 여권 후보들을 이기기 위한 프레임을 찾는데 열중하고 있다. 진박 마케팅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진박 논쟁은 김문수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로서는 친박도, 비박도 아닌 오로지 새누리당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입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진박 논쟁이 가열 될수록 여권 지지층은 친박과 비박으로 양분되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과 확실한 각을 세워야만 승산이 있지만 상황은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당초 비박으로 분류됐던 김문수 후보는 친박 지지층을 끌어안으며 친박도 비박도 아닌 새누리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애썼다. 새누리당 소속 후보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말해왔다. 김 후보가 자주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친박으로 비쳐지자 그는 최근에는 유승민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줄곧 김부겸 후보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여론조사에서 앞선 적이 없었다.

총선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 다다랐지만,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선거가 종반에 다다른 상황에서 기댈 것은 지지성향을 가리지 않고 다수의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들이는 방법. 전통적으로 여권 지지성향 유권자가 많은 수성 갑에서는 결국 투표율 상승이 표 차이가 된다는 계산인 셈이다.

여당 한 관계자는 "대구가 진박과 반박 즉 여당 간의 대결 구도로 되면서 유권자의 정치 혐오증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치 혐오증이 계속되면서 떨어지는 투표율은 여야 구도를 가진 수성갑에서는 불리하게 작용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야당 지지 유권자들은 그대로 인데 반해 여당 지지자들은 아예 투표소를 찾지 않게 돼 김문수 후보 지지세가 집결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6일, 과감하게 무릎을 꿇고 사죄의 절을 했다. 그는 대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선언했다. 이틀 째 백배사죄 하면서, 발로 뛰는 김문수 후보 특유의 트레이드 마크가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가 노린 회심의 한수인 '백배사죄'는, 다음날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한 경북도당 소속 의원들이 절 행렬에 동참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 김문수 후보의 퍼포먼스가 진박 마케팅의 시작으로 비쳐진 셈이 됐다. 회심의 카드를 꺼냈지만, 진박 마케팅이 또다시 판을 깨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로서는 내심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 마땅히 토로할 곳도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김문수 후보로서는 진박마케팅 프레임에서 얼른 벗어나야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등지기도 어렵거니와 새로운 프레임 설정을 할 시간적 여유나 묘수 마저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고있는 김부겸 후보는 싸움을 피하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와 김부겸 후보에 동시에 질문을 던지는 방송 인터뷰 등에서도 김문수 후보는 적극적 공세에 나섰지만, 김부겸 후보는 방어적으로 공세를 받아넘기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