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구희승, "文, 비겁하게 대선 준비… 정계은퇴해야" 외침에 1천명 환호성
  •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순천 연향동을 방문해 이 지역에 출마한 구희승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순천 연향동을 방문해 이 지역에 출마한 구희승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닳아빠진 '야권연대' 카드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어떻게 제거해보려다가, 정작 자기자신이 당 내외에서 봇물터지듯 터져나오는 대선불출마·정계은퇴 요구에 벼랑 끝으로 몰린 모양새다.

    전남 순천에서 새누리당 이정현·더민주 노관규 후보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3일 안철수 대표가 지원 방문한 연향동 집중유세에서 "문재인 씨는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희승 후보는 "문재인 씨가 있어서는 야권이 절대로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며 "비겁하게 총선은 나오지 않고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문재인 씨는 야당의 발전과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직격탄이 터져나오자,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구희승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던 1000여 명의 청중들은 일제히 "옳소"를 외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구희승 후보의 이날 연설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지원유세'랍시고 돌아다니는 것의 본질이 기실은 총선 지원이 아니라 대선 사전선거운동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처음 공개적인 자리에서 폭로한 것으로 주목된다.

    실제로 이날 같은 당의 김종인 대표조차 "본인(문재인 전 대표)이 (지원)한다는 것을 내가 뭐라고 할 수 없잖느냐"라면서도 "옆에서 다른 사람이 하다보면 선거의 방향이 올바르게 갈 수가 없다"고, 문재인 전 대표의 경망스런 행보가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투로 언급했다.

    지난달 30일 대구를 방문했을 때 정작 격전지인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지(대구 수성갑)에는 가지도 못했다. 본인은 계속 "호남에 내가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돕겠다"고 하지만, 자신이 영입했던 양향자 후보(광주 서을)를 비롯해 광주의 그 누구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와달라"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오라"기는 커녕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민주 정준호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삼보일배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누구에게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데도 굳이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은 결국 구희승 후보가 꼬집은대로 "대통령 선거 준비"라고 봐야 한다. 야권의 부산 판세가 매우 어려운데도 자신의 지역구인 사상을 내던진 것이 결국 대선을 준비하려는 것이었는지 국민들 사이에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호남 민심이 더욱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구희승 후보는 이날 호남의 이러한 민심도 대변했다. 그는 "문재인 씨가 대주주로 있는 더불어민주당에는 호남이 없다"며 "이 엄중한 총선 시기에 당의 주인이라는 사람이 순천시민 앞에, 호남인들 앞에 모습조차도 나타내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이번 총선이 끝나고나면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완전히 소멸하게 될 것"이라며, 타겟을 옮겨 '완전히 소멸하게 될 정당' 소속인 경쟁 상대 노관규 후보를 정조준했다.

    구희승 후보는 "책임감 없는 사람은 언제든지 시민을 또 배신한다"며 "본인의 영달을 위해서 세 치 혀로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민선시장직을 내팽개쳐 10억 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하게 했던 그 후보에게 다시는 표를 줘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관규 후보가 민선 6기 순천시장직을 수행하던 도중 지역의 중차대한 현안인 정원박람회를 마무리짓기도 전에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던 '아픈 과거'를 정면에서 찌른 것이다.

    아울러 "도지사가 탐이 나면 또 국회의원을 2년만 하고 (2018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팽개칠 것"이라며 "이제 그런 무책임한 장난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는 여전히 더민주 노관규 후보가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3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민주 노관규 후보는 35.5%의 지지를 얻어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27.1%)와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14.5%)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구희승 후보는 자신만만했다. 이날 집중유세에서 구희승 후보는 "광주에서 시작된 국민의당 바람이 동남풍을 타고 순천에 도착하고 있다"며 "이제 여론조사 장난은 이 빗물에 다 씻겨내려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날 광주에서 도착한 안철수 대표도 구희승 후보를 추어올리기에 열심이었다. 다만 구희승 후보가 촉구한 문재인 전 대표의 정계은퇴와 대선 불출마 요구는, 다음 일정인 광양 지원을 위해 먼저 자리를 떠난 다음에 나와 안철수 대표의 반응을 살필 수는 없었다.

    안철수 대표는 "구희승 후보는 보석 같은 후보로 순천이 낳은 인재"라며 "경제전문가로, 관료로, 정말 탁월한 업무를 진행했고 거기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판사가 됐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행시와 사시를 모두 패스한 구희승 후보는 정말로 순천이 낳은 인재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는가"라며 "이렇게 젊고 똑똑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순천시민 여러분들께서 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