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최다선 중 하나로 올라서며 주류 교체… 더민주 당권 장악 밑그림 드러나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오른쪽)과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 김종인 대표 체제 하에 이뤄진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공천 결과 발표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경선을 치르지 않는 현역 단수로 공천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오른쪽)과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 김종인 대표 체제 하에 이뤄진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공천 결과 발표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경선을 치르지 않는 현역 단수로 공천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결과가 점점 발표될 수록 총선 이후 당권 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윤곽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친노패권 청산을 명분으로 컷오프된 이해찬 전 총리나 범친노로 묶여 줄줄이 공천 탈락하는 정세균 계파를 보면서, 공천권을 쥔 김종인 대표가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총선 대진표를 짜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 14일, 일차적으로 마무리된 더민주의 컷오프 결과를 보면 유독 다선 의원들이 고배를 많이 마셨다. 당내 최다 선수 이해찬(6선)의원과 여성 중진인 이미경(5선) 의원이 물갈이 대상이 됐다. 앞서 당내 평가위원회가 실시한 컷오프에 문희상(5선)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더민주 내 최다선 현역은 정세균(5선) 의원과 이석현(5선) 국회부의장이 됐다.

    더민주 최대 계파 중 하나이자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5선)계 중 적지 않은 숫자의 현역이 이번 컷오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정세균계는 더민주 최대계파 중 하나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당 지도부를 이끌던 당시 전병헌, 오영식 의원이 최고위원을, 강기정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당내 주류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들은 되레 친노 패권의 중심으로 지목됐고 이번 공천 배제의 표적이 됐다. 정세균계의 힘이 빠졌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김종인 대표가 당내 다선 의원을 비롯한 주류를 통째로 교체한 셈이 되면서, 이번 더민주의 물갈이가 김종인 대표의 당권 장악에 유리한 구도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가 처음 올 때만 하더라도 "총선 이후엔 떠날 사람"이라고 했지만, 점점 총선 이후에도 힘을 쓸 수 있는 밑그림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비록 김 대표가 혁신을 부르짖으며 여러 중진을 쳐냈지만, 이는 되레 남아있는 중진들의 희소성이 높였다. 김 대표 역시 비례대표로만 4선을 한 중진에 속한다. 그는 이번 컷오프를 통해 당내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사람 중 김 대표보다 선수가 높은 의원은 앞서 언급한 5선의 정세균 대표와 이석현 국회부의장 뿐이다. 김종인 대표와 같은 더민주 4선은 원혜영, 이종걸, 신계륜, 추미애, 박병석, 김성곤 의원 등이 있다.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등의 방법으로 20대 국회에 원내에 진입할 경우 당내 최다 선 중진이 되는 셈이다.

    또 김종인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는 데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세균계도 다수 제거했다. 특히 정세균 의원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본인의 지역구인 종로에서 일찌감치 단수 현역 공천을 받았지만, 그의 원내 진입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본선에서 3선의 박진 전 의원과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의 난적을 만나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치 9단 김종인 대표의 마지막 집권 플랜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친노의 반발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15일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이해찬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공천배제가) 정무적 판단이라고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당 비대위가 외면하더라도 저는 세종시를 포기할 수 없다"면서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를 위해 사랑하는 더불어민주당을 잠시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부좌현, 정청래, 전병헌 의원 등이 이의제기를 하고 나서면서 공천을 둘러싼 김종인 대표와 친노의 파열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