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한국경제 발목 잡아" 민주노총에 쓴소리 이어 여심 잡기 정책 내놔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지난 7일, 민주노총은 비판하는 한편 여성에는 긍정적 정책을 쏟아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지난 7일, 민주노총은 비판하는 한편 여성에는 긍정적 정책을 쏟아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민주노총에 '본연의 일에 충실하라'며 직격탄을 쏘는 한편, 여성에는 러브콜을 보냈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7일 오후 민주노총 지도부를 예방한 자리에서 "노조는 기본적인 목표인 근로자의 권익향상을 위해서 집중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노조가 실질적으로 근로자 권익을 위해서만 활동을 하느냐, 사회 전반적인 문제까지 활동영역을 넓히느냐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며 "기타 사회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너무 집착하게 되면 근로자의 권익 보호에는 상당히 소외되는 분야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노사 간 대화가 잘 안 된 곳이 많다 보니 상당히 충돌이 잦고, 노사관계가 굉장히 긴장돼 있으며, 그것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형태로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대한민국 노조의 광범위한 활동 범위와 강경노선을 전반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노총과 공생관계를 형성해 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민주노총이 주도한 '2차 민중 총궐기'에서 단체로 거리에 몰려나오기도 했다.

    민주노총 역시 노동개혁을 비롯한 각종 사회와 경제 관련 내용이 국회에서 대립하면 더민주의 편을 들었다.

    때문에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다소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냉랭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최근 총선을 앞두고 부산 등 지원을 다니는 방식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할 모양새다. ⓒ뉴데일리 DB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최근 총선을 앞두고 부산 등 지원을 다니는 방식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할 모양새다. ⓒ뉴데일리 DB

    반면 김 대표는 같은 날 여성정책에 대해서는 과감한 끌어안기에 나섰다. 특히 민주노총이 주장했던 것과 비슷한 정책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영등포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여성-성 평등 공약 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직장에서 여성과 남성의 임금의 격차"라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점차적으로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구체적으로 현재 36% 수준인 남성과 여성 간의 임금 격차를 OECD 평균인 15%까지 낮추고, 배우자 출산 시 남편에게 주어지는 출산휴가를 '3일 유급 최대 5일'에서 '20일 유급 최대 30일'로 6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여성 공약으로 내놨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정규직 확대와 여성 고용 할당제 등이 제시됐다.

    또 성 평등 공약으로는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명예 회복을 위한 관련 합의 철회 및 재협상과 몰래카메라 범죄 및 스토킹, 데이트폭력 처벌 강화 등을 내놓았다.

    당 정체성 뿐 아니라 정책 분야에서도 김종인 대표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최근 칩거를 그만두고 활동을 재개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의 충돌 시점도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총선을 통해 대권으로 가는 확실한 기반을 다져야 하는 문재인 대표로서는 언제까지 칩거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로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필요하지만, 전면에 나서는 이미지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특히 야권통합론 등으로 야권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문 대표는 2선에 머무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여러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나에 대해 간섭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