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종걸·정장선 등 총출동…통합 주도권 선점 나서나
  • ▲ 선거법처리 등 본격 총선모드에 들어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야권통합' 카드를 강조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선거법처리 등 본격 총선모드에 들어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야권통합' 카드를 강조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테러방지법 저지에 더불어민주당이 9일간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는 등 총력에 나섰으나 결국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번에는 '야권통합' 카드를 꺼내들며 국면전환에 나서고 있다.

    그간 야당은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부터 '테러방지법', 민생법안 등 법안처리에 대해선 강경투쟁을 고수했다. 그러다 4.13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뒤늦게 선거구가 획정되자 선거승리를 위해 급히 태세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무제한 토론은 담대한 연대로 발전해야 한다"며 "토론을 위해서도 연대할 수 있으면 선거 승리를 위해서도 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대 총선의 승리는 모든 야권 정치세력의 책무다. 야권 연대는 더하기의 효과가 아니라 곱하기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확신한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연합에 야권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리버스터 중단이 예고됐던 전날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야권에 다시한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며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야권이 4.13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주장해 '야권통합'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라디오에서도 더민주 의원을 중심으로 '야권통합'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더민주 진성준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너무 늦었을 수 있다"며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여야 간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진성준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김종인 대표의 통합 제안에 "지금 이 시점에서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에 대해선 "선거 승리를 위해서 야권이 다 함께 뭉치자는 뜻"이라며 안철수 대표의 동참을 촉구했다. 

    '통합행동모임'을 결성하며 범야권 통합을 주도했던 민병두 의원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을 통해 범야권의 합계의석이 120석은 넘어야 한다는 국민적 절박함이 확인됐다"며 야권통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동시에 "김한길 의원과 탈당파 의원들이 얘기했던 (친노)패권주의에 대해서도 상당한 해소를 했다"며 국민의당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야권분열만 아니면 저희가 (새누리와) 1대1 구도만 되면 강남, 분당 같은 데도 좀 해볼만하다"며 "단합된 힘만 보여주면 어려웠던 지역도 충분히 해볼만하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장선 단장은 전날 무소속으로 남겠다던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입당을 결정한 것에 대해선 "본인께서 야권 통합을 위해서 노력하고, 소명이라고 말했으니 그 역할을 충분히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민주가 이처럼 '야권통합' 여론 확대에 나서는 건 필리버스터 국면전환을 노림과 함께 향후 통합논의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분열 프레임을 씌우고 국민의당 내부를 흔드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안철수 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은 야권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뜨거운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며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박지원 의원도 그간 야권 중·대통합을 주장해 국민의당 내부적으로 엇박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한편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 등 156명이 발의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은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의 테러방지법 수정안은 부결됐다. 북한인권법도 지난 2005년 17대 국회에서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김문수 의원이 국회에 처음로 법안을 제출한 지 11년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