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남 서부 책임지던 박지원 대신 이윤석 나설 듯… "탈당 가능성은 全無"
  • ▲ 더불어민주당 이윤석 선거대책위원회 제1조직본부장(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윤석 선거대책위원회 제1조직본부장(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윤석 의원이 무소속 박지원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 결정에 안타까워 하면서, 자신은 더민주에 남아 전남 서부의 선거를 책임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간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전남은 무안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서부는 박지원 의원, 여수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부는 주승용 의원의 책임 하에 있는 구도였다. 그러나 이 두 명이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향함에 따라, 더민주에서는 전남 서부를 선대위 제1조직본부장인 무안·영암·신안의 이윤석 의원, 전남 동부를 선대위원인 광양·구례·곡성의 우윤근 의원이 책임지는 방향으로 재편을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4·13 총선은 국민의당이 내세우는 기존의 박지원~주승용 콤비와, 더민주가 준비한 이윤석~우윤근 콤비의 대결로 치러지게 될 전망이다.

    이윤석 의원은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입당을 발표한 직후인 2일 저녁 본지와 통화에서 "(박지원 대표의 국민의당 입당은) 굉장히 안타까운 선택"이라며 "당의 승리를 위해 전혀 변함없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자신의 거취 문제로 확대 해석되는 것에 선을 그었다.

    박지원 의원과 거취를 함께 할 가능성에 대해 "전혀, 전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이윤석 의원은 "내가 선대위 제1조직본부장 아니냐"며 "박지원 대표의 빈 자리를 메워 더민주의 전남 서부 선거 승리를 책임져야 하는 위치가 됐고, 그렇게 하려고 마음을 먹어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박지원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으로 이날 아침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제안한 '야권통합론'이 불과 만 하루 만에 빛이 바래게 됐다는 점을 의식한 듯 "먼훗날 박지원 대표와 다시 어떻게 (한 배에 타게) 될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당이 분열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가) 8%라는 것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결국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칼날을 맞대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총선이라는 냉엄한 전장을 앞두고 있는 정치 지형 속에서 이러한 일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석 의원은 박지원계로 분류되고 정치권에 입문한 이래 전남도의원을 지내던 시절 등을 포함해서 오랫동안 박지원 의원과 깊은 교분을 쌓아왔으며, 지난달 18일 대법원이 박지원 의원에게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릴 때도 김영록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과 함께 재판정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전후해서는 두 사람 사이에 냉기류가 감돈 적이 있다. 당시 이윤석 의원은 무소속 김홍업 전 의원, 통합민주당 황호순 후보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 때 박지원 의원은 이희호 여사와의 관계 때문에 김홍업 전 의원을 지원 유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평소 "나는 내 일보다 지원을 잘해서 이름이 (박)지원"이라고 공언하는대로, 박지원 의원은 장날마다 이웃 선거구인 무안·신안에 넘어와서 김홍업 전 의원을 지원했고, 이에 격분한 이윤석 의원의 지지자들 일부가 박지원 의원의 선거사무소를 일시 점거해 항의 농성을 하는 등 양자 간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던 적이 있다.

    이번 4·13 총선을 앞두고도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당 입당을 결단한 반면 이윤석 의원은 당적을 바꿀 가능성이 전무하고, 나아가 각자가 자신이 소속된 당에서 전남 서부 선거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까지 오른 만큼, 8년 만에 지난 18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 선의의 대결을 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와 관련, 야권 관계자는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냉엄한 정치 지형 속에서 후속 탈당 등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라며 "국민의당은 전정희 의원 등을 영입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겠지만, 이윤석·김영록·박혜자 의원 등이 새삼 탈당해 합류할 가능성은 추가 컷오프 등 상상할 수 없는 뜻밖의 정치적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