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풍계리 갱도' 공사현황 파악해 놓고도 방치하다 '뒷통수'
  •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한 가운데 핵실험 직전까지 사전 정보 포착에 실패함에 따라 정보전에서 실패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이미 지난해 10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굴착 공사를 하는 것으로 파악돼 정부가 감시강도를 높인 것으로 언론에도 공개된 사안이었다.때문에 군과 정보 당국이 안일한 상황 파악으로 북한 핵실험 움직임을 오판하면 정부차원의 북한 핵실험 저지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당시, 정부 당국자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부근에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됐는데 아무래도 갱도 공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어 이번 핵실험과 관련된 정보전 실패의 신빙성을 더 했다.이후에도 북한 핵설험 정황 미국쪽에서 줄기차게 제기해 왔다. 지난해말 美존스홉킨스大에서 운영하는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0월 18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서쪽 갱도 주변의 새로 굴착된 갱도 입구에 4대의 대형 차량이 나란히 주차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한 바 있다.

  • ▲ 지난해 10월 '38노스'가 전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관련 내용. 핵실험장 서쪽 갱도 주변에 새로운 갱도 굴착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다. ⓒ38노스 화면캡쳐
    ▲ 지난해 10월 '38노스'가 전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관련 내용. 핵실험장 서쪽 갱도 주변에 새로운 갱도 굴착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다. ⓒ38노스 화면캡쳐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 지역 위성사진 분석결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만탑산 서쪽 및 남쪽 갱도와는 또 다른 갱도에서 터파기에 동원된 차량과 사람들이 활발하게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북한 풍계리의 만탑산 동쪽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서쪽 갱도는 2009년 2차 핵실험, 남쪽 갱도는 2013년 3차 핵실험 때 사용됐던 장소다. 

    이처럼 여러 가지 징후가 있었음에도 우리정부나 국방부의 단 한차례도 경고 성명을 내지 않고 있다가 뒷통수를 얻어 맞은 셈이다.

    여기에 국방부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대응도 문제다. 공교롭게도 북한 핵실험 직전 알려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소식과 맞물려 북핵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국방부는 부랴부랴 뒤늦게 북한 핵실험이후 장거리로켓 발사대(67m 크기로 증축)가 있는 서해 동창리 일대에 대해서도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북한군은 동계훈련 중이고 특이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지만, 기습적인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다"면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주변에도 특이한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4차 핵실험은 북한이 꾸준히 주장해 왔던 ‘핵무기 다종화·소형화’를 실현의지를 재확인 시켜준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