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치즈인더트랩' 스틸컷
    ▲ 사진='치즈인더트랩' 스틸컷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치즈인더트랩’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각색해 드라마화한 것. 워낙 인기리에 연재되던 웹툰이었던 터라, 배우 캐스팅 직전부터 네티즌들은 각 배역에 어울리는 인물을 가상 캐스팅하며 기대를 표했다. 
    가장 먼저 캐스팅된 배우는 유정 역의 박해진이었다. 박해진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가장 유력후보로 꼽혔던 인물로, 외양적으로 유정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함은 물론이고 어느 역할이든 자기 것으로 잘 소화해내던 배우이기에 최종 낙점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닥터 이방인’ ‘나쁜 녀석들’로 차근차근 연기 행보를 이어온 그가 선보일 ‘치즈인더트랩’에 기대감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여성 파트너 캐스팅은 쉽지 않았다. 홍설 역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했고, 역할에 어울리는 인물을 찾기도 어려웠다. 최종 캐스팅된 김고은도 확정을 짓기 전, 몇 번의 결정을 번복해 제작팀들이 곤혹을 치르기도 했었던 터다. 다행히 박해진과 김고은 캐스팅 확정 후 뒤이어 서강준, 이성경, 남주혁, 박민지 등이 캐스팅되며 좋은 반응과 함께 사전촬영을 시작하게 됐고, 오는 4일 첫 방송을 앞두게 됐다.
    화제의 웹툰이라는 점 때문에 어쩌면 인기가 보증된 ‘치즈인더트랩’, 김고은에게는 어떤 점이 출연 결정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사실 김고은은 먼저 영화 ‘은교’로 데뷔, 첫 작품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위대한 시인의 세계를 동경한 싱그러운 관능의 열일곱 소녀 은교로 출연한 김고은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공적인 데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시 김고은은 ‘제2의 전도연’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대어급 신인으로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뒤이은 작품들은 흥행 실패, 그의 연기에도 호평 아닌 혹평이 잇따랐다.
    2014년 개봉한 영화 ‘몬스터’에서 김고은은 살인마 태수(이민기 분)에게 동생을 잃은 미친여자 복순을 맡았다. 한국영화 역사상 유례없던 연쇄살인마와 미친여자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 빠른 전개, 그리고 강렬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신선한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한 ‘몬스터’는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관객들은 김고은은 ‘미친여자’가 아닌 그저 바보연기에 그쳤다는 아쉬운 평을 남겼다.
    이후 김고은은 ‘협녀, 칼의 기억’에서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 이병헌, 전도연과 함께 주연으로 발탁됐다.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던 ‘협녀’ 속 김고은은 대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지만, 그들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오히려 그의 애매한 캐릭터 설정과 어색한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낮췄다는 평이 이어졌다.
    김고은은 나름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같은 해 개봉한 ‘성난변호사’에서 남자주인공 이선균은 통쾌함을 전제로 드라마, 액션, 스릴, 코믹, 멜로 등의 요소를 잘 끌어안으며 환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역시나 김고은은 이선균의 연기에 같이 발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고은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관객들은 연이은 ‘연기력 논란’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아직 김고은에게 ‘은교’ 이후 내로라할 필모그래피가 없는 점은, 그의 팬들에겐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데뷔 때부터 너무 스타덤에 오른 탓일까, 혹은 ‘제2의 전도연’이라는 부담된 타이틀과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지금의 김고은에게 ‘은교’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스타 김고은이 아닌 연기자 김고은으로 말이다.
    다행히도 ‘치즈인더트랩’의 홍설 역은 김고은에게 잘 맞는 옷처럼 보인다. 예고편 영상에서만 봐도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해내는 김고은은 홍설 역과 외모 뿐 아니라 성격까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치즈인더트랩’이 웹툰의 인기 만큼이나 드라마의 흥행도 잇따를 수 있기를 기대해보며, 김고은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귀추를 주목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