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짓밟고 만신창이 만들면서, 탈당한다고 하면…""어느 계파와도 관계 없다… 당당한 의정활동 할 것"
  • ▲ 이행자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행자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그들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새정치민주연합 친노 패권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탈당한 이가 있다. 이행자 서울시의원이다. 이 의원은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서울시의원과 관악구 의원 등 의정 활동을 이어왔지만 지난 4·29 관악을 보궐선거 도중 계파 정치에 질색하며 당을 뛰쳐나왔다. 풀뿌리 민주 정치 11년을 자랑하는 그는 이후 정동영 전 장관을 도와 친노의 전횡에 맞섰다.

    현재 '국민회의' 신당추진위원이자 서울시당 공동추진위원장인 이 의원은 오는 20대 총선을 준비하면서 야권의 강한 대안 정당을 건설 중이다. 〈뉴데일리〉는 지난 15일 이행자 의원을 만나 친노의 민낯을 듣고왔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 촉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가 지난 4·29 보궐선거 완패 이후다. 문 대표가 당시 친노계인 정태호 후보에게 공천을 줬는데, 그 과정에서 여론조사 의혹이 있었다. 선거 과정과 결과 모두 비판을 받았는데, 문 대표가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 같다.

    ▶문재인 대표는 관악을 선거만 책임질 게 아니라 보궐선거 전체의 책임을 졌어야 했다. 지난 2012년에도 구 통진당 이정희 의원과 야권연대 과정에서 여론조작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나. 차라리 전략공천을 준다고 솔직히 말했으면 정치적 도의에 맞다. 새정치연합에서 그런 풍토는 늘 있어왔다. 단지 당한 사람이 인식하지 못했거나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지나왔을 뿐이다.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경선 여론조사가 아닌 리서치뷰의 여론조사 문제로 선거법 위반하고 과태료를 받지 않았나, 나는 그 문제를 유세장에서 발언했다가 정태호 후보의 선거사무소 사무국장에게 고소당하기도 했다. 당연히 무혐의 받았지만 화가 나더라.

    정당안에서의 여론조사 조작은 더 심하고 다양하다. 예를들어 여론조사 A와 B기관에서 하기로 정했어도 당일 날 A와 C기관에서 진행한다. 왜 바뀌었냐고 해도 소용이 없다. 정해진 걸 안할 수도없고, 해도 신뢰할 수 없는 거다. 파벌 공천권도 문제가 많다. 나 같은 경우도 시의원 경선하면서 상대편 측이 "이행자는 공천 절대 못 받는다"라고 하더라. 자신이 친노계인 것을 강조하면서 나는 가능성이 없다는 거였다. 새정치가 그동안 해온 행태들이 그렇다.
     

    -새정치연합이 내부적으로 허물어지는 양상인데,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새정치연합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분명하다. 문제는 의원들의 판단이 소신보다는 내년에 뱃지를 다시 달 수 있을까를 판단 할 것이다. 결국 당에는 친노들만 남지 않을까 싶다. 호남권 비노들은 탈당을 쉽게 할 것이고 수도권 의원들은 고민할 것 같다. 신당을 생각하기도 할 거고. 수도권에서 분열되면 당선될 새정치 의원들이 얼마나 있겠나.

     

  • ▲ 이행자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행자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대표가 기사회생하려면 어떤 선택해야 해야 할까

    ▶이렇게 추락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기사회생할 수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다고 했더니 새벽에 찾아가지 않았나. 정말 비겁한 짓이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고 선택은 안 의원이 했다는 구도를 만드려는 게 아닌가. 내가 탈당할 때도 그랬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탈당 발표 전날 우리집 앞으로 몰려왔더라. 그게 그 사람들의 전공이다. 평소엔 짓밟고 무시하고 만신창이를 만들면서 탈당한다고 하면 그제와서 모양만 취하는 거다. 다음날 다시 비판을 쏟아낸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거 아닌가.

    우리 관악을 지역도 마찬가지다. 수십년 간 바닥에서 수고한 호남사람들의 지지로 당선된 사람도 자기(문재인 대표)가 쓰고 싶은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식이다. 이제와서 문 대표에게 바랄게 뭐가 있겠나. 문 대표는 국민의 심판을 받을 일만 남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새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친노계파의 패권주의다. 당을 망치는 사람들이 486 학생운동권이란 말이다. 그들은 자기 계파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식이다. 그들 간에는 정서적 공동체가 형성돼있다고 본다. 예를들어 한명숙 의원이 8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의혹이 있고 그 중 3억 원이 인정돼 감옥에 갔다. 법치국가라면 판결을 인정해야 하는 거다. 그럼에도 새정치는 "쟤네는 80억 원 받고 800억 원도 받는데 감옥 안가고, 왜 우리는 8억 받고 감옥 가야하나, 이건 정치탄압이다"라는 식으로 불만을 표출한다. 국민들은 80만 원만 받아도 벌벌 떨 일 아닌가. 새정치의 도덕성이 그 정도다. 


    -국민회의 참여했다. 천정배 의원과는 어떤 인연인가

    ▶정동영 장관과 관계가 없었듯이 천정배 의원과도 인연은 전혀 없었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정동영 장관을 도왔다. 승리하진 못했지만 4:0으로 새정치연합의 완패에 기여했다. 이 부분을 신당을 만드려는 분들이 알고 있다. 그들에게서 (함께 하자고) 연락이 많이 왔었다. 내가 생각할 때 그 분들 중 천정배 의원이 야권 개편의 가장 큰 명분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광주에서 승리하지 않았나, 문재인 대표가 대권 후보가 될 지는 몰라도 정권교체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강한 정당을 만들기 위해 연대해야 하는 것이다. 연대할 수 없는 세력 빼고는 다 연대해야 한다.


    -해선 안될 세력은 누구를 말하는 건가

    ▶부패했다든가, 경쟁력의 문제로 공천을 못 받은 사람들 말이다. 그 사람들을 받을 수는 없다. 신당은 좋은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공천해서 신뢰를 얻겠다는 의미 아닌가.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 모일 거라고 본다.


    -국민회의의 총선 승리 가능성은

    ▶삼당구도가 된다면 호남에선 치열하게 싸울 수 있다. 수도권도 가능성있는 지역들이 많다. 과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싸울 때도 열린우리당이 된 지역들이 있잖나, 삼당구도는 건강한 정치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가령 일각에선 야권이 분할되면 새누리당이 이득을 본다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 재보궐에서 관악을을 보라. 새정치가 분열로 진 게 아니다. 이분된 야권 후보자 둘을 합쳐도 지지도가 높지 않다. 유권자들의 마음이 떠난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양당구도로 치른다면 무조건 1번, 무조건 2번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기는 부작용이 공천만 받으면 안심하고 선거운동이든 의정활동이든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다. 전남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이 된 것을 보라. 어느 지역이든 열심히하면 뺏을 수도 뺏길 수도 있는 거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은 더 열심히 하게된다. 이 같은 현상은 삼당구도일 때 가능하다. 유권자들이 고민하게 해야 한다. 당만보고 찍는 일은 더 이상 안된다.


    -국민회의가 지향하는 정당의 모습은?

    ▶공정한 룰과 절차에 의해서 경선이 이뤄지고, 그래서 국민의 뜻에 합하는 사람이 공천받는 당이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지방의원이든 그렇게만 되면 국민의 뜻을 대변할 수 있다. 줄 잘서고 계파 공천 받아선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판이 바껴야 한다. 국민회의가 준비하고 있는 공약이 있다. '국회의원 동일지역 3선이상 공천금지'가 그 것이다. 한 지역에서 3선 4선 5선하면 나태해질 수밖에 없다. 의정활동으로 인정받는 국회의원만 계속 일할 수 있어야한다. 3선부터는 어려운 지역을 바꾸도록 도전해볼 수도 있는 거다. 그런 당을 만들 계획이다.

     

  • ▲ 이행자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행자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당도 잘 돼야겠지만, 이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텐데

    ▶내가 나고 자란 관악을에서 총선에 도전할 생각이다. 나는 관악에서 나고 자라 43년을 살았다. 아버지는 서울시의회 3선 의원이셨다. 어릴 때부터 정당활동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이 계셨다. 자연스럽게 선거 유세도 하고 봉사도 하면서 풀뿌리 정치를 봤다. 지난 2006년 비례대표가 처음 생겼을 땐 관악구 비례대표 구의원으로 정치계에 입문했고, 시의원 재선까지도 최다득표로 당선될 만큼 어렵지 않게 이어왔다.


    -관악에서 이행자 의원이 당선돼야할 이유가 있나

    ▶늘 우리 지역은 형편이 어려웠다. 친구들을 만나면 6개의 민원을 안고 올 정도다. 반면 강남 분들은 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적을 것 같다. 각자가 잘 사니까. 그러나 여긴 다르다. 주민들은 국가적 문제, 법적 문제, 세무적 문제 등을 상담하기 위해 찾아온다. 만능해결사로 알고 오시는 것 같다. 나는 할 수 있는 민원들을 해결해주면서 민의를 대변해왔다.

    바른 의정활동을 할 자신도 있다. 새정치가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됐는데, 난 이들과 다르다. 학생운동 이후의 세대이고 계파와도 관계없는 만큼 누구에게도 진 빚이 없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할 말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시의원 활동을 하면서 박원순 시장에 대해 '무조건 오케이'하지 않았다. 혹독한 의회 신고식을 치르게 할 정도로 아닌 건 아니라고 소리내며 집행부로서 견제해왔다. 국민만을 대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관악을에 필요한 정책은 뭐가 있나

    ▶교육과 교통의 개선이 가장 절실하다. 관악은 교육 격차가 많이나는 지역이다. 학생들이 가고싶은 학교와 갈 수 있는 학교가 너무 다른 거다. 관악에서 전교 10등을하면 일반적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인데, 그런 학생마저도 갈 수 있는 학교는 수도권 주변부다. 서울내 학교를 가기도 어려운 거다. 아이들이 낙심하고 좌절하고 우울증을 앓는다.

    교육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교육은 전국적 문제다. 사교육과 입시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수능 최저등급도 없애야 한다. 국·수·사·영이 최소 2등급 이내여야 하니까 맞추기가 어려운 거다. 학교에서 내신하기도 바쁜반면, 특목고나 강남은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하지 않나, 수능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입시 제도로서의 문제, 전과목 내신제, 수능최저등급 폐지, 수시정시비율 5:5 등 정책 변화, 예산집중으로 일반고 활성화 전략 등이 필요하다.

    교통도 문제다. 관악을 지하철은 신림역 하나있다. 난곡권이나 서울대 고시촌, 삼성동, 서린동 등은 지하철로부터 소외됐다. 그래서 경전철을 넣어야하는데, 그마저도 두 량짜리에 출구는 하나밖에 없는 역으로 만들게될 상황이다. 신림선은 내년에 착공하지만, 난곡철은 도시철도기본계획을 승인받았어도 아직 사업자 선정이 안 된 상태다. 빠른 시간 내에 시작돼야 한다.


    -관악을은 사법시험 폐지 문제가 민감한 지역이다

    ▶사시존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도 10년을 고시촌에서 공부했는데, 그 과정을 들어보면 매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은 해야 법조인이 되지 않나, 반면 로스쿨은 3년 6개월 정도로 변호사 지위를 얻는다. 개개인의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공부 양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법률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고려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 윤후덕·신기남 의원의 자녀가 로스쿨 비리 의혹도 있었는데, 그런 부작용도 걱정이다. 로펌은 사건 수임이 많기위해 집안 좋은 자녀들을 취직 시키려고 할 것이다. 공부잘한다고 사건을 많이 잡아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집안이 좋으면 인맥으로 가능할 수 있지 않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할 수도 있지만, 국민 정서상 반할 수도 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공부를 열심히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균등의 면에서도 사시 존치에 동의한다. 또, 지역적으로도 고시촌 보존을 위해서 사법시험이 도움될 것이다. 사시가 폐지되면 고시촌은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슬럼화와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