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표 뉴데일리 논설위원, <우주를 품은 태극기> 발간


  • 태극기가 최초로 제작돼 사용된 시기와 장소는?

    조선 정부가 반포한 태극기의 모습은?

    세계 최초로 태극기를 소개한 책은?

    세계 최초로 상품 광고에 태극기 삽화를 사용한 회사는?

    세계 최초로 태극기를 책표지 디자인으로 활용한 책은?

    세계 최초로 태극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사람은?

    태극기라는 명칭이 최초로 사용된 때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내 어디를 가든 태극기를 만날 수 있으나, 이런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찾기는 힘들다.

    태극기는 조선이 내우외환에 처했을 때 처음 제작됐고, 곧 일제의 한반도 병탄으로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기 때문에 그 연구가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권이 회복된 지 70년이 되는 올해까지도 태극기에 관한 이런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내놓은 책이 시중에 없는 현실이다.

    최근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책,『우주를 품은 태극기』가 발간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태극기가 최초로 제작된 1882년부터, 휴전으로 6.25전쟁의 포성이 멎던 1953년까지 70여 년 동안 주로 해외문헌에 실린 태극기에 관한 글과 사진을 소개한 책이다.

    『우주를 품은 태극기』는 서양인들이 본 태극기의 탄생·선양에 관한 근원적인 정보와 함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을 제공한다.

    1882년 미국 해군부가 제작한 『해양국가의 깃발들』이라는 책에는 우리에게 알려진 최초의 태극기보다 몇 개월 앞선 태극기 삽화가 실렸다. 다만, 태극기가 국기가 아니라,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선적기(船籍旗·Ensign)’로 표기됐다.

    태극기에 관한 설명이 서양의 문헌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1885년 미국인 로웰의 저서 『조선』(Choson)이다.

    그는 태극 속에 모든 우주의 배아(胚芽 : 씨앗 속에 있는 자라서 싹이 될 부분)들이 오므라든 채 둥근 씨앗으로 발육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로웰은 1883년 조선의 미국방문사절 보빙사의 통역을 담당했으며, 19세기 초 저명한 천문학자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1887년에는 미국 담배회사가 태극기 삽화로 디자인한 담배 카드를 만들어서 널리 활용했다.

    1889년에는 미국에서 태극기를 책표지 디자인으로 활용한 책이 최초로 발간됐는데, 저자는 당시 주미조선공사관에서 근무하던 미국인이었다.

    또한 1894년 여름 한국을 여행했던 오스트리아 여행가는 태극기를 구입하면서 겪었던 불쾌한 경험을 그의 여행기에 털어놓았다.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의 조선관에 게시된 태극기에 매혹된 미국 북태평양철도회사의 중역은 회사 상표를 태극 문양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한 1901년 발간된 이 철도회사의 홍보책자에는 태극기에 관한 세계 최초의 논문이라고 할 수 있는 ‘상표의 역사’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회사는 논문을 ‘태극 이야기’라고 제목을 바꿔 앙증맞은 홍보 팸플릿으로 발간해서 활용했다.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손자가 1932년 미국 여행에서 가져다준 미국 철도회사의 ‘태극 이야기’라는 팸플릿을 보고 매혹돼 태극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1933년 태극에 관한 강연회를 개최하고, 이듬해 강연내용을 ‘중국의 태극’이라는 제목의 책자로 발간했다.

    미국 민주당은 1912년 6월 25일 볼티모어에서 대통령후보지명 전당대회를 개최했는데, 참석자들에게 손수건을 선물했다. 50개국 국기로 디자인된 이 손수건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흥미롭게도 태극기가 위치해있다.

    이밖에도 『우주를 품은 태극기』는 북한이 태극기를 버리고 인공기를 제작하게 된 과정을 비롯해 우리 민족의 상징인 태극기를 계승한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문화홍보업무에 종사하면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외국문헌들을 많이 수집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진은 저자의 개인 소장품이다.


    ■ 저자 소개

    이현표 =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 제22회 행정고등고시합격 / 주독일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 / 주미국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