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BS '심야식당' 방송캡처
'심야식당' 김정태의 감자맛탕에 얽힌 사연이 공개됐다.
16일 방송된 SBS 드라마 '심야식당' 14회에서는 에로영화를 촬영하는 송감독으로 분한 김정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김정태는 이쪽 업계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영화감독이었다. 자신의 팬이라고 찾아온 한 제자와 함께 비록 넉넉하지는 않아도 예술에 대한 꿈을 가지며 열심히 촬영을 했다.
김정태는 심야식당에 오면 항상 감자맛탕을 시켜먹곤했다. 식당에 오는 손님들은 "고구마 맛탕만 봤지 감자맛탕은 처음본다"며 그맛을 궁금해했고 먹어보니 색다른 맛이 있음을 느꼈다.
어느날 김정태의 밑에서 조연출로 일하던 제자는 다음날 첫 감독으로 맡게되는 촬영을 앞두고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것. 제자는 걱정이 됐지만 다음날 촬영을 위해 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정태는 "지금 이깟 에로영화 찍는게 어머니보다 더중요하냐,얼른 갖다오라,이건 명령이다, 괜히 나처럼 되지말라"고 말하며 그가 가지고 있는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정태는 과거 엄격한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님은 김정태가 에로영화감독을 하는 것을 늘 못마땅해했다. 어머니는 김정태에게 여동생의 결혼식에 오지말라고 냉담하게 대했다. 이어서"우리 집에서 장남이 이런일을 한다고 어디가서 말도 못한다"며 김정태에게 타박을 줬고,김정태는 상처를 받았다. 김정태는 제자가 행여나 자신처럼 집에서 인정을 못받을까봐 걱정을 했기 때문에 제자를 집에 보냈다.
그후 제자는 고대하던 첫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이후 식당에서 허겁지겁 첫끼를 먹던 제자는 하루종일 연락이 되지 않았던 김정태가 들어오자 걱정했다며 어디를 갖다오셨냐고 물었다.
김정태는 상기된 표정으로 20년만에 고향집에 갔다왔다며 감자맛탕을 내밀었다.
여동생에게 연락을 받고 집에 찾아간 김정태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알게됐다.
아들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사를 건네는 어머니의 모습에 김정태는 가슴이 미어졌다.
어머니는 김정태와 산책을 하던 도중 "집은 어디냐,여기는 무슨일로 왔느냐'고 물었고 어머니를 뵈러왔다는 김정태의 말에 우리 아들은 도통 찾아오지 않고 전화한통도 없어서 섭섭하다고 말했다. 김정태는 어머니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이름을 되새겼지만 어머니는 전혀 알아보지 못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어머니는 혹시 우리 아들을 아냐며 알면 이것좀 꼭 전해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감자맛탕을 직접 요리했다. 어머니는 김정태에게 감자맛탕을 정성스레 싸주면서 "우리 애가 제일 좋아하는거에요,고구마는 너무 달아서 싫대나,그때는 왜 유독 너만 그러냐며 야단도 많이 쳤는데..."라고 더이상 말을 잇지못했다.
김정태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감자맛탕을 들고와 심야식당에 있는 손님들과 즐겁게 나눠먹었다. 그런데 맛을 본 사람들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이유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물엿 대신 식초를 넣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날 어느 누구도 감자맛탕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으며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을 가슴깊이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