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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고프냐고요? 전혀요. 영화가 잘돼서 안 먹어도 배가 부른걸요”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은 개봉 첫 날부터 예매율 1위를 차지하더니 개봉 8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평일 약 20만 명의 관객을 꾸준히 모아 현재(7월 4일 기준) 240만 명이란 수치를 거뜬히 넘긴 것.
    최근 뉴데일리스타 사옥에서 만난 ‘연평해전’ 권기형 역의 배우 김동희는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청신호’를 알리며 순조롭게 흥행 중인 ‘연평해전’ 속 ‘숨은 감초’ 김동희를 만났다. 
    “2년 전, 권기형 역이 아닌 김일병 역으로 캐스팅됐어요. 이후 감독님께서 저에게 권기형 역을 부탁하셨죠. 권기형 역할은 ‘연평해전’에서 없으면 안 될 소중한 존재에요. 제가 감독님께 보여드린 게 없는데 그 역할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운명인가?’라고 느꼈어요. 이 작품을 할 수 밖에 없는 운명. 그런 생각이 들었죠”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라고 했던가. 이 말이 잘 어울리는 배우 김동희였다. 그는 영화 속 내용은 물론, 자신이 맡은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권기형 상병 역할을 이해하려 그 누구보다 노력했다. 
    권기형 형과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가깝게 지냈어요. 굉장히 유쾌하고 호탕한 분이죠. 기형이 형은 장면마다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셨고 자신의 성향이나 성격을 자세히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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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름, 그리고 배 위에서 촬영한 만큼 고생한 기억이 많았을 것. 그러나 김동희는 자신이 힘들었던 것 보다 주변사람들을 먼저 생각했고 걱정했다. 
    “전쟁 장면을 위해 한 달 넘게 촬영을 했어요. 영화 속에서는 남한군 배와 북한군 배, 두 대가 등장하지만 사실 한 대로 촬영했어요. 먼저 남한군 배로 촬영 하고 반파된 배를 가지고 북한군의 배로 작업한거죠. 스태프 분들이 엄청 고생하셨어요”
    해군이 아닌 육군을 나왔다는 김동희. ‘연평해전’을 이해하려 노력했고 또 권기형 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던 덕인지 어색함을 느낄 수 없었는데.
    “친한 선배인 송중기 선배가 군복무를 마쳤던 강원도 22사단을 제대했어요. 육군과 해군은 군 용어나 제식 등 패턴들이 조금씩 달라요. 특히 경례 같은 경우 육군은 ‘충성’이고 해군은 ‘필승’이라서 입에 잘 붙지 않았어요. 그래도 선임, 후임, 그리고 동기들의 끈끈한 전우애는 모든 군인들의 공통점이라 생각이 듭니다”
    ‘연평해전’은 리얼리티에 의한 ‘감동’과 ‘시기적인 요인’도 잘 맞았지만 배우들의 연기 또한 어우러져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실제 생존자들을 마주해 참전용사들을 가까이서 느꼈을 것이다.
    “실제로 한상국 중사는 참수리 357호 안에서 아버지 같고 때로는 친구 같은 중심역할이셨어요. 그래서 진구 형의 묵직하고 든든한 이미지가 잘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윤영하 소령은 무뚝뚝하고 정직하며 규율을 잘 지키는 이미지였어요. 무열이 형은 전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변화무쌍한 캐릭터들을 소화했기 때문에 그 역할도 잘 풀어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박동혁 병장은 실제로도 맑고 순수해서 긍정의 아이콘인 현우와 너무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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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희는 쉴 틈 없이 ‘연평해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칭찬했다. “공식석상이 아닌 사석에서도 자주 만남을 가져요”라고 밝힌 그의 말을 들어보니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을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진구 형, 무열이 형, 현우는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장난기도 엄청 많죠.(웃음) 배우라고 해서 자만하지 않는 친근하고 편안한, 그리고 인간 냄새 나는 세 분이였어요. 또 남자 배우만 있어서 그런지 학창시절도 생각나고 편했던 것 같아요. 특히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 꽃게 라면을 만들어 먹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던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거든요”
    앞서 언급했듯이 김동희는 ‘연평해전’이 자신의 ‘운명’같은 영화라 말했다. 이에 따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남다를 것 같다. 
    “요즘 세상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많은 것을 검색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연평해전’을 다시 한 번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또 ‘연평해전’에 참전했던 용사들을 생각해주시고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15일과 29일, 연평도 인근에서 대한민국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 전투를 그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배우 김동희의 바람처럼 대한민국 국민들이 ‘연평해전’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