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내부서도 이견 "메르스 극복에 만전 기해야"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 두 대표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상이한 대처법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일 메르스 현장을 방문하며 불필요한 공포에서 탈출하자고 앞장선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정부의 미숙한 대처 등을 질타하며 다소 공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는 14일 오전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 여성전문 병원을 격려 방문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초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임산부는 아주 특별한 존재라 소중하게 대해야 하는데 메르스 공포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오늘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임산부들은 메르스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만약 산모가 메르스에 걸렸다고 해도 태아에겐 지장이 없고 모유를 수유해도 전염되지 않는다고 한다"며 메르스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를 가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2일에는 당 메르스 비상대책특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보건소를 찾아 "
    지금 메르스 질병보다 너무 과장된 공포가 더 큰 문제"라면서 메르스 대처 실태를 파악하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김 대표는 또 지난 10일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부산 사하구의 한 돼지국밥집을 가족과 함께 찾아 식사를 했고, 11일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을 방문, 주변의 권유에도 마스크 착용을 사양한 채 응급실의 음압시설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메르스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와 과도한 국민 불안을 우려해 직접 
    메르스 안심 행보를 실천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표는 
    메르스를 정치공세의 소재로 활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문 대표는 12일 당 회의에서 "메르스는 불통과 무능이 키운 질병이다. 더 긴장감을 가지고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서울시청 메르스 방역대책본부 상황실을 찾아 메르스 대응 논란을 빚고 있는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은 참으로 안타까운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말 잘해줬다"고 치켜세우며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야
    당의 정부 비판 역할을 고려하더라도, 제1야당이 지나치게 정치 공세에만 매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인 셈이다. 

    문 대표는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메르스 관련 현안보고를 받고, 
    지난 5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메르스 현장대책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메르스 대책에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 ▲ 지난 1일 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메인 화면.
    ▲ 지난 1일 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메인 화면.

  •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은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며 정치공세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일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메르스 탄저균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는 문구를 내걸며 메르스 괴담 유포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공신력을 갖고 있는 야당 홈페이지에 이런 사진과 글을 올린다는 것은 괴담이 마치 사실인 것 마냥 유언비어 유포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며 "괴담을 부추기며 정부를 공격하겠다는 속셈이다. 
    이쯤되면 새정치연합은 '괴담 정당'"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메르스를 대하는 당 지도부 행태를 놓고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비노(非盧·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당 지도부의 메르스 대처와 관련, "국가적 재난이라고 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서 지나친 공세는 자칫 국민적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초기에 어떤 대처법이 옳은지를
    놓고 이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많은 소속 의원들이 각 지역에서 메르스 대책 행보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은 정치권이 힘을 모아 메르스 극복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