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인천, 성남 중원 집중 선거지원 계속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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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4.29 재보궐 선거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치권을 뒤덮은 '성완종 리스트'가 4.29 재보궐선거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야당은 재보선을 코 앞에 두고 발생한 이번 돌발 변수에 내심 미소짓고 있고, 여당은 적잖이 당황한 모양새다.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과 친박(친박근혜) 실세가 리스트에 올랐다는 점에서 여권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각 계파 수장들은 지난 12일 경기 성남 중원에 출마한 정환석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총출동해 필승을 다짐했다. 선거 초반 불리한 판세에 몸을 사리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이제 해볼만 하다는 식의 기세등등해진 모습었다.당시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김한길, 안철수, 문희상 의원과 선거지원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박지원 의원까지 각 계파를 대표하는 전직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은수미의원, 홍은희 변호사, 김창호 국정홍보처장 등 정환석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도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승산(勝算) 앞에서 더 이상 분열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발언도 쏟아졌다. 개소식에 참석한 박지원 의원은 "우리 새정치연합은 김대중·노무현·안철수·한국노총·시민단체 다섯 세력이 똘똘 뭉쳐있어 선거에서 이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선거지원 여부를 놓고 극심한 파열음을 냈던 당 내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당시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문재인 대표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계파를 초월한 전직대표들을 초청했지만 비노로 분류되는 김한길·박지원 대표가 모두 불참하면서 여전한 계파갈등만 드러낸 바 있다.이후 동교동계는 "문재인 대표는 필요할때만 우리를 찾는다"며 문재인 대표의 회동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깊은 갈등의 골을 드러내기도 했다.결국 7일 박지원 대표가 의원회관에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선거를 적극 돕겠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비노계의 불만까지 잠재운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관악을 당원들이 집단적으로 정태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등 반발 움직임도 포착됐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새정치연합이라는 친정집을 박차고 나온 관악을의 무소속 정동영 후보와 광주 서구을의 천정배 후보가 선전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감은 더욱 깊어졌다.새정치연합 이춘석 전략홍보본부장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절반 승부는 해야 이기는 것"이라면서 목표를 2석으로 낮게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수권정당을 외치는 새정치연합이 야권 강세로 분류되는 지역에서 절반 승부를 '승리요건'으로 잡은 것은 사실 굴욕적인 목표설정이었다.
-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뉴데일리DB
그러나, 야당 일각에서부터 '야권의 분열이 계속된다면 2:2는 커녕 전패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던 9일, 성완종 前 경남기업 회장이 친박계 인사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는 메모를 품은 채 자살을 택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앞세워 분열된 당을 결집시킬 명분을 얻은 것이다.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여당인 텃밭인 인천을 집중공략하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자신들의 본거지인 광주가 뺏기더라도 상대방의 본거지인 인천을 빼앗으면 상쇄된다는 분석에서다. 성남 중원의 경우에는 옛 통진당 의원을 지낸 무소속 김미희 후보의 출마로 야권표가 분산된 점을 감안하면, 이미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다.
실제로 성남 중원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는 3월 5일 시대정신 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 23.8%를 기록해 45.6%의 지지율을 확보한 신상진 후보와 21.8%의 큰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3일의 여론조사에서는(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 유선전화 100% ARS로 562명 표본에 응답률 0.81%) 급기야 5.1%까지 따라잡으며 세를 넓혔다.여기에다 새정치연합은 관악을에 정동영 후보와 오신환 후보가 주춤할 경우 새누리당에게 한 지역도 내주지 않는다며 낙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야권으로 봤을때 4:0의 압도적인 승리,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의 전적만 봐도 3:0의 명백한 승리를 취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이에 새누리당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차가워졌다. 지난 달 24일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과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이 "전체 4석 중 2석은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최대 3석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성완종 파장 이후 당 내부에선 "대형 악재로 선거에서 전패하는 것 아니냐"는 한탄스런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야당의 선거전패 전망에서 완승으로 이끄는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