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정치권 유력인사들의 이름과 건네진 돈의 액수로 추정되는 금액이 적혀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인사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성완종 전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적힌 정치인은 총 8명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름 옆에는 10만 달러라고 적혀 있고, 2006년 9월 26일이란 날짜도 기재돼 있다.

    또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름 옆에는 7억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름 옆에는 3억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2억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원이란 글과 함께 '부산시장 2억원'이라고 적힌 내용도 있다.

    이와 함께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의 이름은 금액 표시 없이 메모지에 적혀 있었다.

  •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 뉴데일리 DB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 뉴데일리 DB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고인이 된 성완종 씨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고 명복을 빈다. 그러나 금품수수 주장은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어 "성완종 씨로부터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이 마치 사실인 양 보도되고 있는 것은 저의 명예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히는 일로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특히 YTN과의 통화에서 "신문과 인터뷰라든지 녹취록을 들어보니 (성 전 회장이)9월 26일날 나한테 돈을 건넸다는데 나는 9월23일에 출국했었다. 9월 26일에 서울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돈을 건넸다는 장소인 롯데호텔 헬스클럽에 대해서도 "제가 회원이긴 하지만 (그곳은)운동복 입고 운동하고 또 옷 갈아입는 데도 사람이 많다"며 "거기서 무슨 거금을 주고 할 이유도 없고 분위기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밝힌 '김 전 실장에게 돈을 건넬 당시 야인이었다'는 말에 대해서도 "제가 그때는 야인으로 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야당 국회의원이었다"며 "제가 무슨 권력의 핵심이라서 그분이 큰 돈을 주고 교제를 해야 할 그런 대상도 아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도 금품수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허 전 실장은 2007년 경선 당시 돈을 건넸다고 <경향신문>을 통해 주장한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해 "경선 당시 박근혜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하셨다"며 "(당시 박근혜 후보가)기회있을 때마다 캠프요원들에게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경선당시)참여의원들을 비롯한 캠프요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어렵게 하루하루 캠프를 운영했다"며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를 매일같이 출입하셨던 언론인들께서도 잘 아시는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성완종 전 회장이)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한 것에 대해 섭섭함을 느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이 이병기 실장과 이뤄진 통화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구명을 요구했다"며 "성 회장이 결백하고 오해가 있다면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임해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는 게 좋겠다"고 이병기 실장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병기 실장이)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을 분명히 설명했고 앞으로 연락을 취하지 말라고 했다.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한 거에 대해 섭섭함을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성환종 전 회장을 개인적으로 만난 일이 없다"고 했다.

    홍 지사는 TV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안부 전화나 한두번 받은 적이 있을 뿐이고, 최근에는 통화한 일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 시절이라면 공천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무 이유가 없다"며 "2007년 경선에 나도 나갔지만, 그때 저한테 돈 줄 사람이 있었냐"고 했다.

    그는 또 "내가 당대표도 하고, 원내대표도 했는데 나를 빙자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측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돈을 전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