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전 대표에게 8억 받아, 전부 개인용도 사용..주식투자도
  • ▲ 지난달 16일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투기자본감시센터와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주최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지난달 16일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투기자본감시센터와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주최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른바 ‘론스타 저격수’로 불렸던 장화식(52)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가, 론스타코리아에 대한 비난공세를 멈추는 대가로, 이 회사 전 대표로부터 8억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장화식 전 대표를 17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장화식 전 대표는 구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 카드사가 운행에 합병된 뒤인 2004년 2월 회사에서 정리해고 됐다. 이후 장화식 전 대표는 구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등과 투기자본감시센터를 만들었다.

    장화식 전 대표는 투기자본감시센터 운영위원, 정책위원장, 운영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론스타코리아에 대한 공세를 주도했다.

    특히 장화식 전 대표는 정부가 사모펀드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것은 불법이라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 등을 제기하고, 유희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를 고발했다.
    유 전 대표의 재판에 참석한 장화식 전 대표는 유 전 대표의 법정구속 및 법정 최고형 선고를 요구하면서, 법정에서 소란을 피워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유희원 전 대표는 이어진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유 전 대표가 실형선고와 함께 법정구속 되면서, 장화식 전 대표는 변호사를 통해 유 전 대표측과 접촉을 시작했다.

    장화식 전 대표는 구속된 유 전 대표에게 접근해 론스타에 대한 비난을 멈추는 대가로 10억원을 요구했고, 협상 끝에 8억원을 받아냈다.

    장화식 전 대표는 유 전 대표가 집행유예로 풀려날 경우, 4억원을 더 받기로 했으나, 유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후속 합의는 무산됐다.

    검찰에 따르면 장화식 전 대표는 8억원을 지급받은 뒤 불과 40분 만에, 유 전 대표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화식 전 대표는 탄원서와 별개로, ‘합의금을 수령하는 즉시, 유 전 대표를 포함한 형사사건 피고인 등을 공격, 비난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향후 이와 같은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장화식 전 대표가 받은 8억원의 사용내역도 확인했다.

    그 내용을 보면, 장화식 전 대표는 자신이 수수한 8억원 전부를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장화식 전 대표는 사실상 유 전 대표를 협박해 받은 이 돈을 자녀의 유학경비(2천만원)로 쓰는가 하면, 주식투자(9천만원)와 적립식 예금(3억5천만원) 등에 사용했다.

    카드대금결제 등 생활비(1억7천만원), 처가의 주택구립자금 및 생활비(1억5천만원) 등에도 썼다.
    검찰은 장화식 전 대표가 받은 8억원을, 투기자본감시센터나 해고 노동자 등을 위해 쓴 기록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장화식 전 대표는 자신이 받은 8억원의 성격을 부당해고에 따른 손해배상이라고 주장하면서, 검찰이 적용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장화식 전 대표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검찰은 장화식 전 대표가 2009년 해고무효소송에서 패소했고, 해고의 주체가 아닌 유 전 대표 개인에게서 8억원을 수수한 점에 비춰볼 때, 장 전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장화식 전 대표에게 8억원을 건넨 유희원 전 대표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외국자본에 맞선 양심적 노조활동가로 알려진 장화식 전 대표의 추한 민낯이 드러난 직후,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성명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4일 긴급성명을 통해 “장화식 공동대표의 금품수수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장 전 대표의 금품 수수와 센터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 주요 간부가 개인적 사유로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장화식 전 대표를 파면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법대 출신인 장화식 전 대표는, 1997년부터 이듬해까지 1년간 구 외환카드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전국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론스타게이트 의혹 규명 국민행동 집행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언론에 이름을 알린 그는, 2004년 2월 한국노총 금융노조 및 민주노동당과 함께 투기자본감시센터를 설립했다.

    장화식 전 대표는 대표적인 노조활동가 중 한명으로, 민주노동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해 2001년 재보궐선거 당시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 국회 입성을 노렸다. 지난해에는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기구인 새정치추진위 위원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