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원내수석, 덕망 높고 원만한 인물로… 충청권·수도권이 좋겠다"
  • ▲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사진 왼쪽)가 3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의화 국회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사진 왼쪽)가 3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의화 국회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에게 '민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일까. 당선 이틀째 광폭행보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부탁이 쏟아졌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를 찾아갔다.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시절부터 양당 원내대표 회동의 정례화 등으로 국회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있던 정의당은 작심한 듯 '민원' 보따리를 풀어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조차 소수정당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겠다는 것이냐"며 "양당 중심의 정치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가 국민을 골고루 대변하지 못하는 것이 불신의 핵심"이라면서도 "앞으로 민생정치를 실현하는데 정의당이 작지만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기브 앤드 테이크'의 의중을 은근히 내비쳤다.

    원내 협력을 약속하는 대신 소수정당 존중을 내건 심상정 원내대표의 요구에 대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회를 운영하거나 여러 정치개혁에 관한 중요한 이슈를 논의하는데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고민해서 좋은 소식을 알려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심상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거론하며 "땅콩회항도 안 되지만 복지회항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대표가 복지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오늘 김무성 대표가 연설에서 지적했 듯이 '증세 없는 복지'라는 주장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면서도, '증세를 통한 복지 실현'을 할 것인지 '증세 없이 복지 구조조정'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이제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만 덧붙였다.

    이어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로 향했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우윤근 원내대표·백재현 정책위의장·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주례회동을 가진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의 개헌특위 설치 관련 요청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주례회동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 개헌특위 설치와 관련된 내용도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고, 지난 원내대표 간의 합의 사항도 확실히 확인했다"고 전했다.

  • ▲ 여야 원내지도부가 3일 양당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 새누리당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여야 원내지도부가 3일 양당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 새누리당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간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이완구 전 원내대표 시절, 양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만나는 2+2 연석회의에서 5월까지 국회 개헌특위 설치에 대해 합의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일절 언급을 피해 왔는데, 이날 주례회동에서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향후 국회내 개헌 관련 논의의 흐름이 주목된다.

    이후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을 방문했다. 기다리고 있던 정의화 국회의장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자리에 앉자마자 운영위에 계류돼 있던 국회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회 일정을 요일에 따라 상시적으로 운영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상정된지 72시간이 경과할 경우, 다음번 본회의에 자동 상정 등을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내 욕심이지만 국회법 개정안이 3월 3일까지 가지 않고, 12일 본회의에서 통과가 됐으면 좋겠다"며 "12일 본회의에서 통과를 시키려고 하면, 법사위의 숙려기간까지 감안하면 6일까지는 운영위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부처들이 전부 세종시에 가 있어서, 날잡고 올라오더라도 서울(국회)에서 스톱되면 하루를 날려먹게 되니, 예측 가능한 국회를 해야 한다"며 "이완구·우윤근 원내대표도 합의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형준 사무총장으로부터 간단하게 이야기는 들었다"면서도 "국회 운영개선소위에서 통과가 돼야 하는데, 아직 통과가 되지 않아서 전체회의에서 바로 통과시킬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유승민 원내대표를 만난 사람들은 아직 공석인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여당 원내수석이 아직 지명되지 않아 이틀째 파트너 없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배석한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은 "내가 지명할까"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내가 의장을 해보니 여당의 원내수석이 굉장히 중요한데, 덕망이 높고 원만한 인물로 부탁한다"며 "대표가 대구니까 충청권이나 수도권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조언하기도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원내수석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