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당명 바꿀 게 아니라 사람을 바꿔야"
  •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새해부터 당명 교체 문제를 놓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창당 1년 만에 또다시 '도로 민주당'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번 논란은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앞다퉈 '민주당'이란 당명 복원 공약을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이에 나머지 당권주자들과 당내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계파 갈등 양상으로 흐를 조짐이다. 

    특히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일 성명을 내고 "당명 때문에 우리 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며 "당명 개정에 반대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그 이름을 버린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다시 그 이름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국민이 우리 당을 신뢰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도 "호남 민심은 당명을 바꾼다고 돌아오는 게 아니다"며 "당명을 바꿀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꿔야 한다. 도로 민주당으로 바꾸는 것은 구태정치로 회귀하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주선 의원도 성명에서 "총·대선 등 선거 패배에 책임져야 할 분들이 책임은 지지 않고 출마를 강행하면서 모든 책임을 '당명'에 떠넘기고 있다"며 "바꿔야 할 것은 '당의 이름'이 아니라 '당의 리더십'"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미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가진 원외정당이 존재하고 있어, 새정치연합이 이 정당과 합당하자 않는 한 민주당으로의 당명 교체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전날 논평을 내고 "최소한의 정치도의를 무시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즉각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복잡한 창당·합당 과정을 거치며 수시로 당명을 바꿔왔다. 과거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3월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2013년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꾼 후 1년 만에 다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이에 앞서 야당은 1997년 정권 교체 당시 탄생한 '새천년민주당'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 등으로 수차례 당명을 개명한 바 있다.  
    잦은 문패 갈이로 당의 정체성까지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에게 혼란과 불신만 심어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로 민주당' 논란이 커지자 박지원, 문재인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논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당명 교체 주장으로 당 혁신은커녕 구태 논란에 계파 갈등만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