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화끈한 야당 못 되나" 野 자문단 '발칵'

"싸가지 없는 패거리 정당의 모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는데, 야당에 직구를 안 날릴 수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자문회의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위원들이 당의 정책 역량 강화를 위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대안·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장·차관급 고위직 인사들을 주축으로 꾸려진 국정자문회의를 발족했다.

이날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작심한 듯 당을 향해 일제히 쓴소리를 날렸다. 

자문회의 의장을 맡은 김진표 전 의원은 "우리 당은 2·8 전당대회를 통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위기 국면에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국정실패에도 새정치연합이 국민 눈에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어 "지금까지 당연시하며 추진해온 많은 정책들을 뿌리부터 따져봐야 한다"며 "국리민복·민생을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지, 옳은 정책인지, 실현 가능한지, 지속가능한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야당이 야당다워야 제대로 된 여당이 나올 수 있는데, 야당에 대해 직구를 안 날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국민이 먹고 살기 바빠서 진보냐 보수냐에 별 관심이 없는데 너무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고 꼬집으며 "진영논리로 싸우는 모습만 던져주면 국민은 짜증난다"고 질타했다.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역시 거침이 없었다.

특히 이 전 장관은 "연금개혁은 아프지만 이뤄야 하는 것이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로 시간 끄는 것처럼 보이지 말고, 연금수급자들을 향해 '도와달라'고 화끈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새정치연합을 '서서히 데워지고 있는 가마솥의 개구리를 보는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한다"며 "싸가지 없는 패거리 정당의 모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비정규직 및 일자리 문제를 거론하면서 "정당이 대안을 못 내놓으면 신임을 얻을 수 없다. 지혜를 모아 대안을 찾아내는 게 당명을 바꾸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박지원-문재인 후보가 당명 변경 문제를 주장하고 나선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 장관도 "야당이 잊혀지고 있다는 한 칼럼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고 토로한 뒤 "우리 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이었는데 서민만 중시하고 중산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서민의 지지도 다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젊은 인재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이준석, 손수조 같은 사람들 불러와서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데, 국정자문회의는 지금 보니 다 옛날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래서 어떻게 20대 표를 끌어들이고 수권정당이 되겠느냐"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자문회의에는 경제전문가 그룹으로 전윤철·윤증현 전 경제부총리, 이정우 전 대통령 정책실장,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 이동걸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또 외교안보 분야로는 정세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교육분야엔 김신일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맡았다.

아울러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 장관,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등 각 분야 장관과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 송영길 전 인천시장 등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