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강성산 前총리 사위 인용해 가능성 제기…지난 26일 음독자살설도 나와
  • ▲ 이설주와 김정은, 김경희의 모습. 김경희가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은지 1년이 넘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이설주와 김정은, 김경희의 모습. 김경희가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은지 1년이 넘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 정권이 김정일 사망 3주년을 맞아 세습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가운데 곳곳에서 김경희 사망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30일(현지시간) 美CNN은 강성산 前북한 내각총리의 사위로 1994년 탈북한 강명도 경민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김경희가 뇌졸중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강명도 교수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말이다.

    “김경희가 장성택이 처형되고 며칠 뒤 김정은과 전화통화를 하던 도중 세 번째 뇌졸중을 맞았다. 김경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바로 숨졌다.”


    강명도 교수는 김정은 정권이 김경희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풀이했다.

    “김경희의 사망은 장성택을 처형하고 불과 며칠 뒤에 일어났기 때문에 주민들이 장성택 처형과 김경희 사망을 결부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김정은 정권이 김경희 사망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경희의 사망설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 11월 26일에는 ‘김경희 음독자살설’이 제기됐다.

    이날 NK지식인연대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 초청 월례 북한정보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이 주장했다.

    NK지식인연대는 “평양 고위층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면서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이 처형되고 5일 뒤(2013년 12월 17일) 음독자살했다”고 주장했다.

    NK지식인연대 측은 “이날 아침 9시,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를 위해 김정은의 명령을 받고 김경희의 집에 온 호위사령부 호위조가 쓰러져 있는 김경희를 발견했다”면서 “김경희는 김정은을 저주하는 유언장을 남기고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김경희의 저주를 본 김정은은 장례식도 치르지 않고 시신을 대성산 주작봉 혁명열사를 한 켠에 비석도 없이 매장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들은 올초 북한의 기록영화에서 김경희의 영상이 삭제되었다가 복원된 것 등의 근거들과 함께 폭넓게 퍼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김경희가 사망했는지는 어디서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강명도 경신대 교수와 인터뷰한 美CNN은 “강 씨의 주장을 검증할 수 없었다”고 결론내렸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 또한 “검증하기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NK지식인연대가 북한 고위 소식통을 내세워 “김경희 자살설은 더 이상 비밀에 부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NK지식인연대 측의 주장 또한 한국 정보당국과 통일부 등에서는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경희도 ‘백두혈통’인데 사망 소식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게 더 이상하다”며 김경희가 여전히 생존해 있으며, 다만 병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김정은의 ‘탈상(脫喪)’이 다가오고, 그의 여동생 김여정이 ‘차관급’ 자리에 앉으면서 이래저래 김경희의 건강과 생존여부에 대한 ‘설(說)’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설’의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