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김포공항 국제선 활성화 등 항공정책 수정해야"
  • ▲ 인천국제공항 ⓒ뉴데일리 사진DB
    ▲ 인천국제공항 ⓒ뉴데일리 사진DB

    '아시아의 허브'를 자처하는 인천국제공항의 환승률이 급감하고 있어 항공정책의 수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소속 이언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경기 광명을)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환승률은 올해 1월 19%에서 지난 8월 15%로 4% 급감했다.

    환승객도 올해 1월에는 67만1,104명에서 지난 5월에는 47만3,595명으로 20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일본은 1978년 도쿄 도심에서 철도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지바현에 나리타 국제공항(成田国際空港)을 개항한 이래 국제선은 나리타, 국내선은 하네다 공항(羽田空港)으로 이원화 운영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일본 국민들은 도쿄로 간 뒤에도 다시 공항특급 등을 통해 이동해야 하는 나리타 국제공항을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호소해 왔다. 이들은 차라리 지방에 있는 공항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다시 미주나 유럽으로 향하는 국제선을 이용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03년부터 하네다 공항의 일부 근거리 국제선을 복항한데 이어, 올해에는 하네다 공항의 국제선 운항 제한(1,947㎞ 이내 노선만 취항 가능)을 완전 철폐하고 공항의 명칭도 도쿄국제공항(東京国際空港)으로 변경했다.

    이렇게 되자 일본인들이 인천 대신 자국의 도쿄국제공항을 이용하게 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의 환승률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의 일본인 환승객은 전년 대비 7.52%(1만9,000여 명) 감소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 ▲ 올해 인천국제공항의 월별 환승객 수와 환승률. 환승객 수는 항공수요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증감이 있지만, 환승률은 꾸준히 하락 추세이다. ⓒ정도원 기자
    ▲ 올해 인천국제공항의 월별 환승객 수와 환승률. 환승객 수는 항공수요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증감이 있지만, 환승률은 꾸준히 하락 추세이다. ⓒ정도원 기자

    나리타-하네타 공항 이원화 정책의 실패는 우리 정부의 항공정책에도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이래 중장거리 국제선 독점권을 부여하고 공항개발예산의 90% 가까이를 집중하는 등 인천국제공항 중심의 항공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 이·착륙 항공기의 70% 이상이 국적기이며, 환승 역시 국내 양대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가 92.8%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실상은 '아시아의 허브'와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지방 거주민이 국제공항에 접근·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점은 옆나라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올해 6월부터 KTX 인천공항 직결운행이 시작됐음에도 이러한 불편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지방 거주 국민이 해외여행을 하려면 김포공항으로 간 뒤,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야 해 금전적·시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며, 외국인도 우리나라의 지방 도시를 찾으려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다시 김포로 이동해 지방으로 가야 한다"며 "국민이 편안하게 여행하고 외국인이 편리하게 우리나라를 찾을 수 있도록, 김포공항 외 지방 공항의 국제선 노선 확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