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측근’, 대거 시립대 초빙교수로..매달 수백만 원 지급
  •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DB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DB

       

    벌써부터 대권을 준비하는 것일까?

    박원순 서울시장의 과거 측근들에 대한 [수상한 시립대 초빙교수 임용]이, 새로운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고 있다.

    박원순 시장에 의해 발탁된 전직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정무부시장, 핵심 정무라인 참모들이, 서울시 산하기관인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명된 [전직 서울시 공무원] 대부분이, 박원순 시장과 가까운 사람들인 것으로 확인돼, 박원순 시장이 시립대를, 자신의 인력풀을 관리하기 위한 합숙소로 쓰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시립대 초빙교수 상당수가 전직 서울부시장과 박원순 시장의 정무참모로 채워지면서, [관피아] 논란도 일고 있다.

    [전관예우][자기사람 심기]로 대표되는 관료사회의 [적폐]가, [시립대 초빙교수]라는 영역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됐다고 밝혔다.

    기 전 부시장과 권 전 수석은 박원순 시장과 2년 7개월간 함께 했던 인물들로, 기 전 부시장은 7월 1일자, 권 전 수석은 9월 1일자로 각각 발령받았다.

    이에 앞서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실의 주인이 됐을 때부터 함께 했던,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도 시립대 초빙교수 자리를 꿰찼다.

    박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상범 전 서울시 행정 1부시장과 김병하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최동윤 전 서울시 경제진흥실장도 시립대 초빙교수 명함을 갖고 있다.

    현재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는 모두 15명. 이 가운데 8명이 서울시 정무·고위직 출신 인사다.
    시립대 초빙교수는 월 급여로 약 400~600만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립대 초빙교수가 된 [박원순 사람들]은 임용 당시부터 개운치 않은 뒷말을 남겼다.
    이들의 임용에 대해 시립대 주변에서는 전문성과 경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초빙교수에 적합한 학위 등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임용절차와 관련해서도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초빙교수제’는 특정한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나 연구업적을 기록한 인사를, 해당 학과나 연구소에서 초빙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에서 특정 인물을 지정하고, 총장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초빙교수제도’는 현장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강의나 연구를 통해, 대학의 질적 성장과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서울시립대는 공직을 떠난 전직 서울시공무원들을 잇따라 초빙교수로 임용하면서, 제도 본래의 취지를 무시했다는 비난이 크다.

    초빙교수제의 주먹구구식 운영도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김형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지난달 21일, 서울메트로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1년, 벌금 3천만원, 추징 1,500여만 원을 실형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시립대측은 현재도 매달 김 전 부시장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립대 관계자는 "초빙교수는 계약직이고 휴직계가 없어, 형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관련규정이 미비해 연구활동이나 출근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법원에서 실형 판결을 받아도 급여 지급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임용된 서울시 출신 초빙교수 가운데는, [초빙교수]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연구과제조차 선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시립대 관계자는 “아직 연구과제는 설정이 안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해당연구소에서 협의 중에 있을 텐데 거의 다 됐을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서울시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부터 연달아 불거지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 ▲ ▲ 박원순 시장의 '낙하산 인사' 의혹을 폭로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 ▲ 박원순 시장의 '낙하산 인사' 의혹을 폭로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 18개 투자·출연 기관 중에서 44%에 해당하는 8곳에서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報恩人士)’가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오성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2011년 당시 박원순 선거대책본부 사무처장을 지냈고, 이병호 농수산식품공사 사장도 좌파 시민단체 대표로 박원순 후보 지지성명을 낸 적이 있다”며, 석치순 서울도시철도공사 기술본부장서재경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이숙진 서울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등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각각 노동특별위원장과 대책본부총괄본부장,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임성규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박원순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선언을 한 전력이 있고,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의 경우 관련 경력이 전무함에도 기관장으로 임명됐다”며 ‘낙하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서울메트로 이정원 대표의 경우, 본부장 발탁 6개월 만에 박원순 시장에 의해 ‘사장’자리에 앉았다.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정원 대표는 대학 졸업 후 1년간 증권영업을 하다가 노조활동에 뛰어들어 전국증권산업노조위원장을 역임한 노동계 인사다.

    이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이 그를 대표로 내정할 때부터 ‘철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 보궐선거 당선 직후부터, 코드-보은인사를 강행하면서 잡음을 초래했다.

    서울메트로 대리 출신 노조 간부를 서울도시철도공사 기술본부장으로 내정하는가 하면, NGO출신 인물을 서울시설공단 본부장으로 선임한 뒤 1년 후 다시 이사장에 임명하는, [전횡]도 서슴지 않았다. 

    박원순 측근들의 초빙교수 임용과 관련된 논란이 커지면서, 시립대 교수들 안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성을 신랄하게 꼬집는 견해도 있다.
    입만 열면 투명한 행정과 공정을 강조해 온 박원순 시장이, 뒤로는 자기 사람들의 [전관예우]를 위해 서울시장의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립대에 재직 중인 A 교수는, [박원순 측근]들의 초빙교수 임용에 대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졌던 사람이나 정치라인에 있었던 사람은 전문성이 부족해, 학교에서의 강의나 연구 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내후년 선거까지 캐리어를 만들어 주려는 박원순 시장의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박원순 시장과 이건 시립대 총장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이고, 안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학교의 위상을 위해 (외압을) 막아줘야 할 총장이 배포가 있는 편이 못 돼, (박원순 시장이) 막 흔드는 형국”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