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자 대표 제안으로 시작된 태극기 게양..구청 적극 동참 ‘화답’
  • ▲ 70% 이상 세대가 태극기를 계양한 서울 대치 쌍용 1차 아파트. ⓒ이미화 기자
    ▲ 70% 이상 세대가 태극기를 계양한 서울 대치 쌍용 1차 아파트. ⓒ이미화 기자


    제59회 현충일을 맞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쌍용 1차 아파트 단지. 63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이 곳에 들어서자 호국영령의 충혼을 기리는 태극기가 아파트 입구마다 펄럭이고 있었다.

    현충일에 국기를 계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강남 한 복판 아파트 단지의 태극기 사랑은 분명 색다른 감동을 전해줬다.

    최근들어 3·1절, 현충일, 광복절 등 가슴을 뜨겁게 하는 날들이 그저 '노는 날' 정도로 인식되는 세태를 생각한다면 이곳 아파트 단지의 풍경은 더욱 도드라진다.

    임창순 대치 쌍용 1차 입주자 대표는 지난 3·1절에 앞서 '1년 365일 단지 내 모든 현관에 태극기를 게양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곧 실행에 옮겼다.

    임 대표는 "최근 국민들의 국기에 대한 사랑, 애정이 점점 희박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방송을 통해 국기를 게양하자고 홍보를 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동참하지 않는 세대가 많아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 대치 쌍용 1차 각 동 현관에는 1년 365일 내내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다. ⓒ이미화 기자
    ▲ 대치 쌍용 1차 각 동 현관에는 1년 365일 내내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다. ⓒ이미화 기자


    당시 주민들도 현관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각 세대에 게양된 태극기 숫자는 다소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매일 집을 오가며 태극기를 살펴보고, 강남구청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사업을 펼친 결과 이번엔 대다수의 주민들이 국기를 게양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강남구청은 이번 현충일을 맞아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였다.

    강남구는 주민들이 손쉽게 태극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아파트 관리사무소 및 각 동 주민센터 민원실 등에 위탁판매소를 대폭 늘렸다.

    국기꽂이가 설치되지 않은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공동 국기계양대'도 설치했다.

    강남구건축사협회 역시 태극기 800여세트를 무상기부하고, 훼손된 국기꽂이를 수선 및 재설치 해주는 등 주민 참여를 적극 도왔다.

  • ▲ 임창순 쌍용 1차 입주자 대표가 대치 2동 초·중등학생들과 게양된 태극기를 바라보는 모습. ⓒ이미화 기자
    ▲ 임창순 쌍용 1차 입주자 대표가 대치 2동 초·중등학생들과 게양된 태극기를 바라보는 모습. ⓒ이미화 기자


    이날 쌍용 1차 단지에서는 강남구청 관계자들과 대치 2동에 거주하는 초·중등 학생들이 '태극기 우산'을 들고 태극기 게양을 장려하는 뜻깊은 행사도 열렸다.

    행진에 참여한 한 중학생은 "현관마다 태극기가 게양된 것을 보니 신기하면서도 애국심이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창순 대표는 "강남구청과 건축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주민들의 애국심이 합쳐져 70% 이상의 국기게양률을 보인 것 같다"며 "향후 제헌절과 광복절에는 모든 세대가 태극기를 계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민들의 자벌적인 태극기 사랑에 자극받은 강남구 역시 '100% 태극기달기'에 도전하며 국기게양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